♦ 어른의 미래
등단 25주년 되는 편혜영 작가가 처음으로 펴낸 ‘짧은소설집’. ‘고요의 스릴러’라고 할 만큼 예의 특장이 20쪽 분량의 서사에서 육박해 온다. 고립, 가난이 ‘냉동 상태’로 대물림될 것을 예상시키는 조손 가정 이야기(‘냉장고’)부터 금니를 사고파는 이들이 자본주의의 얼굴을 드러내는 ‘깊고 검은 구멍’까지 11편.
문학동네, 1만6000원.
♦ 영릉에서
2009년 데뷔한 박솔뫼 작가의 소설집. 2020~24년 쓰인 8편은, 가고 만나는 동태적 서사로 관통될 만하다. 계곡 좋은 영릉으로, 리처드 브라우티건이 1970년대 머물렀던 도쿄의 호텔로, 서울 한 시장으로 인물이 간다. ‘움직이다’는 ‘보이다’이며, 가는 것은 결국 뒤따르거나 남는 것에 관한 얘기가 된다.
민음사, 1만7000원.
♦ 크리미(널) 러브
2016년 등단한 이희주 작가의 첫 소설집. 욕망의 대상, 욕망의 구현과 파장에서 ‘끝’을 보는 작품관이 2022년 이후 쓴 단편 8편에서 올돌하다. 철없는, 다만 ‘아름다운’ 동생 사야와 그에게 돈을 뜯기다시피 하는 30대 무기계약직 언니 사라(‘사과와 링고’)가 보여주는 미-추의 사도마조히즘적 양상처럼.
문학동네, 1만8000원.
♦ 행복한 시간들
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77)의 에세이. 1997년 사경에 내몰린 이후 시도한 새 글쓰기가 ‘하나의 육체를 가진 바다 같은 글쓰기’로, 장르·형식을 아우른다. 2001년 ‘은밀한 생’이 처음이고, 이번 작품(2023)이 정점이라고. 기억, 단상, 존재·작품론 등이 그 누구도 아닌 키냐르의 문장으로 벼려진다.
송의경 옮김, 문학과지성사, 1만9000원.
♦ 삼체 0: 구상섬전
중국 작가 류츠신(62)의 장편 에스에프(SF). 기이한 번개 현상으로 부모를 잃은 주인공이 이후 과학자가 되어 동일 현상을 구현한다. 기존 과학을 뛰어넘는 놀라운 발견인 터, 세계의 운명이 위태로워지는데…. 넷플릭스 시리즈로 큰 인기를 얻은 ‘삼체’ 3부작 이전에 발표한 소설로 원제가 ‘구상섬전’.
허유영 옮김, 다산책방, 1만8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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