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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대기업들 대규모 채용 발표, 청년실업에 숨통 틔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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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5년간 6만, SK는 올해 8천명
경영 압박, 노조 과도한 요구 말길


대기업들이 18일 일제히 대규모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올해 7200명을 채용하고 내년에는 1만명으로 늘리겠다고 한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기아 본사 빌딩 모습. /사진=뉴스1

대기업들이 18일 일제히 대규모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올해 7200명을 채용하고 내년에는 1만명으로 늘리겠다고 한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기아 본사 빌딩 모습. /사진=뉴스1


대기업들이 18일 일제히 대규모 신규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은 앞으로 5년간 반도체나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 6만명을 새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내년 채용을 1만명으로 확대하고, SK그룹도 연말까지 상반기에 버금가는 4000여명을 더 채용해 올 채용 규모를 8000명까지 늘리겠다고 한다. 한화는 상반기보다 1400여명 많은 3500명을 하반기에 채용하고 포스코는 5년간 1만5000명을 뽑을 것이라고 한다.

대기업들이 동시에 대규모 채용 계획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며 채용 규모도 근래 들어 가장 크다. 청년실업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된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채용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가뭄 끝의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젊은이들의 일자리는 어려운 경제사정 속에서 그래도 사정이 나은 대기업이 앞장서서 마련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청년실업은 최악의 상황이다. 구직 의욕을 잃고 그냥 쉰다는 청년이 50만명이 넘는다. '그냥 쉼'과 '취업준비자'를 합친 수가 120만명을 넘어섰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지 못해 몇년을 허비하다 보면 인생의 계획이 틀어진다. 연령제한을 두는 곳은 많지 않지만, 취업 시기를 놓치고 시간이 흐를수록 취업은 더 어려워진다. 청년실업은 실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혼과 출산율 저하로 이어진다. 그뿐만이 아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누적되면 은둔형 외톨이들이 늘어나 사회문제화되고 범죄 증가와도 무관하지 않다.

대학 진학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에서는 원하는 일자리 수준도 높다. 아무래도 처우가 낮은 중소기업보다는 연봉과 복지 혜택이 상대적으로 나은 대기업 취업을 바란다. 그래서 일부 중소기업들은 구인난을 겪는데도 청년실업자는 증가하는 '미스 매칭'이 발생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기업들이 조금이라도 채용을 늘리는 것은 청년실업 해소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대기업들이 동시에 발표한 것은 정부 요청에 따른 '억지 춘향'은 아닌지, 의심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들의 채용 발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청년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대기업들이 정부의 채용 희망에 화답한 것은 그 자체로 좋은 일임은 틀림없다. 기업의 재정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채용 규모를 정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기업들은 청년채용만이 아니라 정년연장이라는 또 다른 부담이자 과제를 안고 있다. 경영에 압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전체 고용자가 늘어나는 청년채용 확대와 정년연장이라는 두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존 사원들의 양보가 필요하다. 특히 강성 노조들의 과도한 임금 인상과 성과급 요구가 지속된다면 아무리 많은 돈을 버는 기업이라도 버티기 어렵다. 나만 잘 먹고 잘살면 된다는 기득권과 이기주의는 기업 운영에 해독이 될 수 있음을 노조도 알아야 한다.

대기업들도 설령 정부 요청에 마지못해 채용인원을 늘렸다고 해도 이번 약속은 지켜야 한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불이익을 줄 수는 없으나 전체 청년들이 지켜본다는 생각을 하며 약속이 흐지부지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어려울 때 인재를 키워 놓으면 호경기가 됐을 때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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