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KBS 대기획 -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현장 스틸컷. 사진 | KBS |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9월 6일 오후 7시. 약 1만8000명이 들어선 고척스카이돔은 유독 웅장했다. KBS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제작한 특집 기획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현장이다. 무대는 마룬5나 블랙핑크 등 글로벌 스타보다 규모가 컸다. 관객들은 등장하기 전부터 현장의 무게감에, 조용필의 이름값에 압도됐다.
녹화 중계여서 약 30분 정도 딜레이 되는 상황, 관객들은 가왕 조용필을 숨 죽여 기다렸다. 이윽고 가왕이 나타나자 떠나갈듯 함성이 터졌다. 데뷔 55주년을 맞은 조용필이 여전히 살아있는 전설임을 입증한 순간이다.
메가 히트곡이 즐비한 터라 굳이 소개가 필요 없었다. 조용필의 음악이 인사였다. 마치 시처럼 아름답고 깊은 가사의 노래가 줄지어 이어졌다. ‘미지의 세계’를 시작해 ‘못찾겠다 꾀꼬리’ ‘자존심’ ‘그대여’를 불렀다.
‘광복 80주년 KBS 대기획 -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현장 스틸컷 |
뒤늦게 인삿말을 전했다. 조용필은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죠? 뜨겁게 맞이해줘서 감사합니다. 이 순간이 영원히,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리 특별하지 않은 문장인데, 조용필의 목소리를 거치니 우아하게 바뀌었다. 무대 매너와 제스처, 관객을 아우르는 재치있는 말 모두가 품위 있고 아름다웠다.
쉼 없이 달렸다. 76세의 나이임에도 건재했다. 숨이 차거나, 음이 흔들리지도 않았다. 평소 음악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는 조용필은 여전히 관객에게 최선의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역량을 갈고 닦은 듯했다. 국내 최정상 보컬리스트들이 ‘리빙 레전드’라고 치켜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 ‘고추잠자리’ ‘그 겨울의 찻집’ ‘돌아와요 부산항에’ ‘모나리자’ ‘킬리만자로의 표범’ ‘바운스(Bounce)’ ‘여행을 떠나요’ 등 대국민 사랑을 받은 명곡이 메들리처럼 이어졌다.
‘광복 80주년 KBS 대기획 -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현장 스틸컷 |
지친 기색은커녕 오히려 에너지를 받는 듯 시간이 지날수록 노래에는 힘이 실렸다. 1만8000여 명의 관객은 홀릴 수밖에 없었다. 함께 떼창을 부르고 응원봉을 크게 흔들었다. “우리 함께 불러요”라며 마이크를 내밀 땐 뭉클한 감동도 전해졌다. 떼창을 요구한 뒤 “몇몇 분들은 입만 뻥끗뻥끗해. 내가 알아”라며 새침한 듯 던지는 농담에는 모두가 배를 잡았다.
흔한 게스트 한 명 없었다. 홀로 무대를 채웠다. 동료는 위대한 밴드 ‘위대한 탄생’뿐이다. 무려 143분간 28곡을 쉬지 않고 열창했다. 공연의 진수란 이런 것이다.
추석 연휴인 10월 6일 KBS1을 통해 방송되는 이번 기획은 대중에게 추석 선물로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는 조용필의 의지로 성사됐다. 무료 공연인 데다가 응원봉과 생수도 모든 관객에게 무료로 배포했다. 티켓은 단 3분 만에 매진됐다. 국내 최초 단일 앨범 밀리언셀러, 국내 누적 음반 총판매량 최초 1000만장 돌파, 잠실주경기장 콘서트 최초 전석 매진 등 모든 기록을 쥐고 있는 전설 조용필다운 선택이다.
‘광복 80주년 KBS 대기획 -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현장 스틸컷 |
연신 행복한 표정을 짓던 50대 여성 관객은 ‘모나리자’를 들을 땐 눈물을 흘렸다. 슬그머니 왜 눈물을 흘리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잘 모르겠네요. 주책 맞게, 그냥 눈물이 흘러요. 뭔가 뭉클해요. 앞으로도 영원히 노래를 불러줬으면 좋겠어요. 또 이 무대를 보고 싶을 거 같아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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