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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버킨백과 얽혀있는 인간의 정체성…'코인'

뉴시스 조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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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코인' (사진=민음사 제공) 2025.09.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코인' (사진=민음사 제공) 2025.09.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기용 기자 = 팔레스타인 출신 소설가 야스민 자헤르(34)의 첫 장편소설 '코인'이 출간됐다. 책은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 이후 '타임', '뉴요커', 'GQ' 등 현지 여러 매체에서 '올해 최고의 책'에 선정됐다. 또 젊은 39세 이하 작가에게만 수여되는 권위있는 문학상인 딜런 토머스 상을 받았다.

딜런 토머스 상 심사위원단은 "국경을 초월하는 작품으로, 트라우마와 슬픔을 대담하고 시적인 기발함과 유머로 풀어낸다"고 평가했다.

소설은 뉴욕에 정착한 지 얼마 안 된 팔레스타인 여성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채 '나'로 표현되며 팔레스타인 디아스포라로서 느끼는 소속감의 결핍과 정체성 혼란이 책에 녹아들어 있다.

그는 부유한 가문의 상속자이지만 유산에는 직접 접근할 수 없어 매달 지급되는 생활비에 의존한다. 고가의 명품 옷으로 이루어진 캡슐 옷장과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버킨백은 그를 세련된 교사로 보이게 하지만 실은 영문학에 대해 전혀 모른다.

또 청결에 집착해 자신만의 정화 의식인 'CVS 휴식'을 통해 온몸 구석구석을 씻지만 어린 시절 삼킨 동전이 남아있다는 생각에 개운함을 느끼지 못한다.

이 동전으로 느끼는 이질감은 곧 그가 느끼는 정체성 혼란과 일맥상통한다. 즉 동전은 결코 지울 수 없는 불안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그의 허영심은 명품 소비로도 이어진다. 어느 날 거리에서 노숙자 사기꾼 '트렌치코트'와 인연을 맺으며 파리에 가서 버킨백을 대량 매수하고 이를 되팔자는 제안한다. 명품 가방을 둘러싼 이 거래는 단순한 소비의 차원을 넘어 계급과 인정, 허상과 현실의 경계를 보여주는 수단으로 적용한다.

저자는 이처럼 소속감이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주인공을 앞세워 이민, 디아스포라 등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하는 이들의 불안함을 저자만의 서늘한 유머로 풀어낸다.

"수년간 이 가방을 가지고 다녔지만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런데 뉴욕에서는 이목을 끌었다…그러다 별안간 다른 사람이 소유하고 싶은 물건을 가진, 다른 사람이 연출하고 싶은 모습의 여자가 된 것이다." (14~15쪽)

☞공감언론 뉴시스 excusem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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