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초등학생 납치 미수 등 아동 대상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12일 대구 동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동촌지구대, 기동순찰대가 예방 순찰을 하고 있다. 2025.09.12. lmy@newsis.com /사진=이무열 |
최근 전국적으로 어린이 유괴 미수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아동 의사에 반하는 행동'도 범죄 행위에 해당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달 말 서울 서대문구 아동 납치 미수 사건에 이어 이번 달 서울, 경기, 인천, 대구, 제주 등에서 미성년자 대상 약취·유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경기 광명시 한 아파트에서 8세 여성 초등학생을 납치하려 한 고등학생은 "성범죄를 저지르려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했다.
다행인건 미성년자 약취·유인 신고 중 실제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경찰청에 따르면 미성년자 약취·유인 범죄는 2021년 193건, 2022년 222건, 2023년 260건, 2024년 236건, 올해 8월까지 173건(연 환산 시 259.5건) 발생했다. 우려와 달리 실제 미성년자 약취·유인 사건이 급증하진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 대부분이 할아버지가 아이한테 음료수를 사주려 했다거나 어른이 데려가려 했다는 식"이라며 "학부모들도 불안해서 더 신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련의 유괴 시도 사건에 △쉬운 범행 상대 △아이에 대한 접촉을 가볍게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 △불안감에 따른 학부모의 신고 증가 △모방범죄 가능성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과 교수는 뉴시스에 "성범죄는 왜곡된 인식과 가치관이 문제"라며 "고등학생 피의자의 경우 성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시도를 하기에는 불안하다. 그래서 자신이 통제하기 쉬운 아이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범죄에 대한 상세한 보도가 모방범죄를 이끌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성인보다는 아동에게 접근하는 것이 훨씬 쉽다. 아이를 쉽게 생각하는 문화나 태도가 아이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아동의 의사에 반해 신체 접촉을 하면 성추행이듯, 아이가 원하지 않는데 "귀엽다" "예쁘다"는 이유로 음식을 사주거나 데려가려는 행위도 유괴라는 지적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유괴 미수 기사로 사건에 대한 민감도가 올라가니 신고가 늘어나고, 그게 다시 잠재적 범죄자들에게 촉매제가 됐을 수 있다"며 "아이를 귀여워하는 차원에서 접촉한다는 인식이 전통사회에 남아있는데, 지금은 그런 것이 용납이 안 되지 않나. 인식을 제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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