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빈. 사진 | 이닛엔터테인먼트 |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지성은 자기객관화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치부와 잘못을 마주하고 보완하며 성숙을 얻는다. 부정적인 감정을 쏟아내지 않고, 지적인 사고로 대응하는 게 지성이다. 예술과 지성은 맞닿아있다. KBS2 ‘더 딴따라’가 나은 아티스트 안영빈의 창의성은 결핍에서 비롯됐다.
안영빈은 최근 서울 중구 스포츠서울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중2병’이 도져서 갑자기 연예인 하겠다고 상경했다. 부모님은 극구 말렸는데, 한림예고에 떡 하니 붙어서 일단 지켜봐줬다. 중3때부터 서울에서 혼자 살았다. 학교생활이 정말 고됐다.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홀로 치열했다. 그 당시 느꼈던 다양한 감정이 내 무기가 됐다”고 말했다.
노래와 춤, 연기를 비롯해 엔터테이너의 종합적인 재능을 체크하는 ‘더 딴따라’에서 안영빈의 무대는 모두 입이 떡 벌어진다. 20대 초반 어린 친구 혼자 이 모든 것을 기획하고 구현했다는 것이 놀라울 수밖에 없다.
영빈. 사진 | 이닛엔터테인먼트 |
시작은 희극이었다. 심사위원 박진영의 밈을 섞어 시선을 사로잡은 뒤 화사의 ‘아이 러브 마이 바디(I LOVE MY BODY)’를 불렀다. 마치 싸이를 연상시키는 엽기적인 퍼포먼스였다. 강렬했다. 철학적이기도 한 김연자의 ‘아모르파티’의 배경은 장례식장이다. 오디션에서 음이탈로 떨어진 경험으로 ‘닭’이 된 모습을 구현하고, 이상형의 문자를 받고 한 순간에 뒤바뀐 감정을 원더걸스 ‘비 마이 베이비(Be my baby)’에 담았다.
“혼자 생각을 많이 하죠. ‘아모르파티’를 선곡했으면, 이 노래가 언제 불러졌을 때 카타르시스가 극대화 될까를 생각해요. 그래서 장례식장이란 아이디어가 나왔고, 그에 맞는 퍼포먼스를 꾸미는 거죠. 가사가 철학적이거든요. ‘비 마이 베이비’는 제 경험을 담았어요. 좋아했던 남자에게 연락받고 기뻐했는데 알고보니 그는 제 친구를 좋아하고 있었어요. 밝음과 슬픔이 공존하는 게 인생 아닌가 싶었어요. 웬만하면 제 무대엔 그 두 가지 요소를 다 섞으려 해요.”
영빈. 사진 | 이닛엔터테인먼트 |
17일 발매한 디지털 싱글 ‘프릭 쇼(Freak Show)’도 맥락이 같다. 영빈의 넘치는 에너지를 집약한 결정체다. 영빈의 끼를 알아본 JYP엔터테인먼트 수장 박진영이 힘을 보탰다. ‘타고난 다름’을 숨기지 않고 자랑스럽게 승화시키는 태도를 유쾌한 언어유희로 풀어냈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직설적인 위트가 생동감을 만든다.
“어렸을 때부터 감정이 몰아쳐서 힘든 순간이 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예술을 선택한 것도 그 감정을 풀어내기 위함이었어요. 그 시절이 사실 부끄럽기도 했거든요. ‘더 딴따라’와 ‘프릭 쇼’ 작업을 통하면서 제 치부라 여긴 것들이 예술로 인해 무기가 된다는 걸 느꼈어요. 제 경험이 예술의 자원이라고 하면 경쟁력이 있을 것 같아요.”
영빈. 사진 | 이닛엔터테인먼트 |
에너지가 극히 넘치기로 유명한 ENTP 성향인데, 실제로 보면 차분하다. 내향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무대에서의 폭발적인 인상이 아니라 다소 놀랍다. 모든 에너지를 무대에서 쏟겠다는 소명 때문에 평소에는 힘을 모은다. 무대 위에서의 무서운 기세는 평소의 차분함에서 시작된다.
“저는 무대에서 풀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소명이라고 생각해요. 우주의 힘과 기운을 다 써서 무대를 기세로 채우려 해요. 단 1초도 후회가 없었으면 해요. 무대에 모든 걸 다 쏟고 싶어요. 우선 이름을 알린 뒤엔 가요계 틀에서 벗어난 시도를 꾸준히 하고 싶어요. 언젠가 콘서트를 하게 된다면 ‘더 떤따라’의 형태의 무대를 다양하게 만들고 싶어요. 그 나이가 되면 또 다른 무대가 나오겠죠. 꼭 해보고 싶어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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