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유엔 본부 앞./AFP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연수원(18기) 동기인 차지훈(62)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가 유엔 주재 대사에 임명되면서 외교부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외교 무대는커녕 국제 사회에서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 없는 변호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안보 이슈를 첨예하게 다투는 유엔 현장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외교가에 따르면 차 신임 유엔 대사는 18일(현지 시각) 유엔 본부가 있는 뉴욕 현지에 부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차 대사는 2009~2017년 성남시 고문 변호사를 지내고, 2020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변호인단에도 합류해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끌어낸 바 있다.
안보리 이사국인 한국은 이번 달 안보리 의장국을 맡고 있고, 오는 23일부터는 제80차 유엔 총회 고위급 주간이 시작된다. 안보리 의장국 기간은 이미 절반이 지난 상황이고, 월말이 될수록 안보리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기 때문에 신임 대사의 역할이 크지 않다. 다만 고위급 주간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총회 연설을 하고, 안보리 의장석에 앉아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라는 변수가 있다. 통상적으로 고위급 주간엔 유엔 본부의 경비가 평소보다 몇십 배 살벌해지기 때문에 대통령을 수행하는 데 대사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다. 그런데 차 신임 대사의 경우 부임 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 의전을 해야 한다는 상황을 맞게 된다. 한 외교통은 “총회 기간엔 유엔 내 동선(動線)도 평소와 다르다”면서 “신임 대사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리는 안전보장이사회 현장./신화 연합뉴스 |
신임 대사가 임명되자 대표부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이들은 불과 14일까지만 해도 누가 대사가 될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인사에 대한 당혹감도 느껴진다. 외교가에 따르면 올해 중순 노규덕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유엔 대사로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실무급 직원들 사이에서 유엔 대표부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다고 한다. 안보리 이사국이 올해 끝나 업무량이 줄어든다는 이유도 인기 상승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 대사로 임명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낙하산 인사’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평생 공직에 헌신하며 외교 역량을 갖춰 봤자, 전혀 결이 다른 인생을 살아온 외부 인력이 대사 등 고위직을 차지하는 등 과실을 따먹는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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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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