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 보건 장관들 "노인, 경제 주체 되도록 정책 강화 합의"

APEC 보건회의 공동성명문 발표…디지털 헬스·AI 기술 도입 등 합의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5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보건과경제고위급회의(HLMHE)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복지부

아시아·태평양 지역 보건 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이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노인이 사회·경제 주체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5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보건과경제고위급회의(HLMHE) 브리핑에서 "오늘 제15차 보건과 경제 고위급회의가 서울에서 성공적으로 열렸다"며 "이번 회의에서는 디지털 헬스, 고령화 대응, 청년 정신건강 증진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됐다"고 말했다.

이어 "논의된 것 중 가장 값진 성과는 공동성명문 채택이라고 볼 수 있다"며 "21개 회원경제가 한 목소리를 담은 공동성명문은 향후 아시아·태평양 보건 협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아시아·태평양 보건 장관들은 고령화에 대비해 노인 활동 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 장관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저출산과 급격한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노동력 감소와 사회보장 지출 확대라는 이중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동성명문에서는 노인이 단순히 보호 대상이 아니라, 사회와 경제의 주체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며 "우리나라가 주도해 논의를 이끌고 있는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프레임워크에 대한 지지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성명문은 모든 사람이 필수적인 보건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이를 위한 재정 확충과 거버넌스 개선을 강조했다. 동시에 보건체계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헬스 기술을 활용하고, 민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조기 진단과 맞춤형 진료, 치료 성과 개선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는 디지털 헬스와 인공지능(AI) 기술도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단 개인정보 보호 등의 제도적 보호가 있어야 한다는 원칙도 분명히 했다.

지역사회 기반 돌봄도 중요한 의제로 다뤘다. 21개 회원경제는 역내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의료와 요양, 생활지원 서비스가 통합적으로 지원되고, 지역사회 안에서 연속적인 돌봄이 제공돼야 하는 정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보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보건 공급망 강화 필요성도 성명문에 포함됐다. 정 장관은 "과거 코로나19는 보건 공급망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며 "각 회원경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필수 의약품, 백신, 진단기기 등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암과 여성 건강에 대한 합의도 있었다. 정 장관은 "회원경제들은 암 예방과 조기 검진, 치료와 완화, 돌봄까지 전 주기를 강화하기 위해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면서 "자궁경부암 근절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확인하며, 여성의 건강 증진이 아시아·태평양 보건 협력의 중요한 축임을 다시 강조했다"고 했다.

정신건강도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정 장관은 "정신건강은 개인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경제 회복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성명문은 정신건강 서비스 확대와 함께 조기 개입, 그리고 낙인 해소 노력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또 "극단적 이상 기후와 자연재해로 인한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도 강조됐다"며 "환경변화는 감염병 뿐 아니라 만성질환에도 영향을 주며, 취약계층은 특히 재난 발생 시 더욱 큰 피해를 입습니다. 회원경제들은 이러한 대응을 위해 정보 공유와 지식 교류를 확대하고 다양한 국제적, 다부문 간 협력이 필요함을 확인했다"고 했다.

미래 보건위기에 대한 대응 필요성도 성명문에 담겼다. 다부문 간 감시체계를 구축할 것과 지역적, 국제적 위기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 협력이 촉구됐다.

정 장관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보건 분야 발전을 위한 이번 공동성명문은 21개 회원경제들이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의장국으로서 논의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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