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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만난 호랑이·그물 위 헤매는 거북…‘민화’로 기후변화를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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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로 생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현실을 풍자한 이영실 작가의 신작 ‘까치호랑이’의 세부. 삼베 화폭에 건칠한 뒤 아크릴 안료를 칠하는 방식으로 그렸다. 노형석 기자

산불로 생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현실을 풍자한 이영실 작가의 신작 ‘까치호랑이’의 세부. 삼베 화폭에 건칠한 뒤 아크릴 안료를 칠하는 방식으로 그렸다. 노형석 기자


현대 민화를 창작해온 소장 여성 작가 10명이 기후변화로 생존 위기에 처한 동물들 이야기를 담아 그림풀이 마당을 꾸렸다. 앙숙이자 친구인 까치가 산불 불길이 솟는 숲속에서 절박하게 우는 광경과 그 앞에서 망연자실 쓴웃음 짓는 호랑이가 그려졌다. 그물과 페트병, 잡폐기물 위에서 슬픈 눈빛으로 떠다니는 바다거북의 화폭도 내걸렸고, 병든 바다를 헤매다 신음하는 고래 조형물이 허공에 매달려 벽에 나붙어 날갯짓하는 청자 학 조형물과 조우하는 이색 설치 작품도 펼쳐졌다.



서울 인사동 전시 공간 아르떼숲에 마련된 기획전 ‘화택(火宅)―멸종위기’는 인간문명의 지구 착취와 자연 파괴로 살아갈 터전을 잃고 멸종 위기에 내몰린 여러 동물들의 이야기를 작가들이 현대 민화의 진화한 방법론과 상상력으로 풀어내는 전시마당이다. 참여한 김경복, 김문정, 김유진, 문수산나, 송진석, 우영숙, 우주희, 이영실, 조순재, 최영진 작가는 까치호랑이와 십장생도 같은 전통 민화의 구도와 도상을 새롭게 재해석하거나 언론에 소개된 생태계 파괴 현장 이미지를 회화적 맥락으로 새롭게 표현한 시도를 보여준다.



2층 전시장에 나온 우영숙 작가의 신작 설치 조형물 ‘학 씨! 이룰 수 없는 학의 꿈’과 ‘이룰 수 없는 고래의 꿈’. 노형석 기자

2층 전시장에 나온 우영숙 작가의 신작 설치 조형물 ‘학 씨! 이룰 수 없는 학의 꿈’과 ‘이룰 수 없는 고래의 꿈’. 노형석 기자


미술사가로 현재 광주비엔날레 재단 대표이사를 맡고있는 윤범모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1년여 전 작가들과 ‘화택화사’라는 작업 모임을 결성하고 생태환경 파괴, 생물종 멸종 문제 등을 토론하면서 빚어낸 결실이기도 하다. 전시장 들머리 공간 한쪽에선 수년 전 서울 인왕산에 났던 산불 사진을 붙여놓고 당시 착잡한 감회를 적은 윤 전 관장의 시구도 볼 수 있다. 18일까지.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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