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달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금리 인하 재개 시점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미국이 시장 예측대로 금리를 인하한다면 고환율 부담이 줄어들면서 0%대 성장률 탈출을 위해 한국도 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이 커진다.
다만, 서울 집값은 여전한 변수다. 특히 그간 금리 인하로 풀린 유동성이 대부분 집값 상승에 기여했고, 소비·투자에 미친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수도권 부동산 상승세가 금리 결정 이전에 다시 나타난다면 오는 10월 금리를 한 번 더 묶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게 되면 역대 최대로 벌어졌던 한미 금리 격차(2.0%포인트)가 줄어들게 된다. 동시에 환율 상방 압력이 다소 해소되면서 외환 측면에서의 금리 인하 부담을 덜게 될 수 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11일 한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관련 브리핑에서 “미국 고용 지표가 부진하고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예상치를 밑돌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시카고 페드워치 기준으로는 연내 3회 연속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태”라고 밝혔다.
환율이 안정된다면 성장률 측면에서는 금리 인하를 서둘러야 한다. 한은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0.9%로 잠재성장률(2.0%)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박 부총재보는 “(미국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외환시장 변동성만 완화된다면 국내 여건에 집중해서 (통화정책을) 볼 여력이 커진다”고 밝혔다.
문제는 서울 집값 상승세다.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주관 작성한 이수형 한은 금통위원은 “향후 추가 금리 인하 시기와 폭을 결정하는 데 있어 성장 흐름과 함께 주택시장·가계부채 상황의 안정 여부가 중요한 고려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아직 서울 집값 상승세가 억제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6·27 대책의 효과는 분명히 있지만, 여전히 서울 특정 지역의 상승세와 기대는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은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15억원 초과 아파트에서는 7월 이후에도 상승 거래와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며 6·27 대책 효과가 점차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도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주택시장이 몇 개월 정도 둔화 흐름을 보이다 실효성 있는 추가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재차 반등하는 양상이 나타났다는 점이 근거가 됐다.
실제 지난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연율 환산 4.5%로, 최근 3년 평균(-0.3%)을 크게 웃돌았다. 강남구(5.0%), 서초구(6.9%), 송파구(11.0%), 용산구(4.9%), 성동구(10.6%) 등 주요 지역은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낮췄지만, 이는 집값 상승에 주로 기여했고 소비·투자 진작 효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분의 26% 정도는 금리 인하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에 시장에서는 서울 부동산 시장 안정을 전제로 10월 인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을 지금 수준으로 묶을 수 있다면 한국은행은 10월에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예상과 달리 수도권 주택가격 안정화에 실패해 추석 이후로도 상승 폭을 키워간다면 금리인하 시점이 11월이나 그 뒤로 미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로선 10월에 한차례 인하를 한 뒤 내년 중 추가 인하를 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은의 입장도 비슷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지난달 금리 동결 결정 당시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동시에 집값 문제를 주요 고려 사항으로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로 집값을 잡을 수는 없다”면서도 “유동성을 과다 공급함으로써 집값 상승 기대를 부추기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태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