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전 해병사령관, 특검 출석 |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2023년 항명 혐의로 수사받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과 관련해 당시 군검찰에 신속 수사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은 이전까지 박 대령에 우호적이던 그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배경에 외부 영향이 있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되짚어보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사령관은 지난 2023년 8월 21일 군검찰에 "항명 사건이 발생해 우리(해병대)의 노력이 산일되고 소모적 논쟁에 휘말리게 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며 "항명 사건에 대해 정확하고 신속한 수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시기는 군검찰이 박 대령의 혐의를 '집단항명수괴'에서 '항명'으로 변경하고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등 수사 강도를 높이던 때다. 김 전 사령관은 이미 세 차례 참고인 조사를 마친 상태였다.
김 전 사령관은 의견서에서 "항명 사건으로 인해 '호국충성 해병대'의 전통과 진정성이 의심받는 상황이 우려된다"며 "아무쪼록 이번 항명 사건에 대해 정확하고 신속한 결론을 도출해주시길 청한다"고 했다.
이런 의견서는 박 대령에 대해 온건한 태도를 취해왔던 김 전 사령관이 갑작스럽게 강경한 태도로 전환했던 당시 상황을 뒷받침한다.
같은 해 8월 2일 진행된 1차 참고인 조사에서 김 전 사령관은 "(박 대령의 항명을) 단순한 사실로 볼 것이 아니라 다른 사정들이 혼재해 있다는 점이 고려돼야 할 것 같다"며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어진 4차 조사(8월 29일)에서 김 전 사령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했다'는 소위 'VIP 격노설'과 관련해 "항명 사건을 벗어나기 위해 피의자(박 대령)가 혼자 지어내고 있는 이야기"라는 등 선을 긋는 태도를 보였다.
채 한 달도 안 돼 박 대령에 대한 입장이 정반대로 바뀐 것이다.
특검팀은 이 사이 김 전 사령관이 국방부 이종섭 전 장관을 비롯해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 등과 여러 차례 연락한 내역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
김 전 사령관이 군검찰에 1차 참고인 조사를 받은 8월 2일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과 별도 면담을 가진 정황을 파악해 그 경위도 확인하고 있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ㆍ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
김 전 사령관은 2023년 7∼8월 채상병 순직 당시 해병대 최고 지휘관으로, 채상병 사건을 초동조사한 박 대령에게 'VIP 격노설'을 처음 전달한 인물로 지목돼 왔다.
군검찰 수사 시기부터, 군사법원, 국회 청문회 등에서 2년여간 'VIP 격노설'을 부인해온 김 전 사령관은 지난 7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입장을 뒤집어 격노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최근 특검팀은 구속영장 기각 약 두 달 만에 김 전 사령관을 재소환해 관련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전 사령관은 특검 조사에서 'VIP 격노설을 들었다'는 입장은 유지하되 구체적인 진술은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 기각 당시 변호인은 "(VIP 격노를) 소문을 통해 들은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과정에서 변호인이 언론에 밝힌 입장은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그밖에) '기억이 안 난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은 지금까지도 비슷하다"고 했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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