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수십억 과징금 부과, 인허가 취소까지…"후진국형 산재 사고 근절"

머니투데이 세종=김사무엘기자
원문보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재해 예방은 노사 모두의 이익" 이라며 사고없는 일터, 안전 대한민국을 위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5.09.15. kmx1105@newsis.com /사진=뉴시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재해 예방은 노사 모두의 이익" 이라며 사고없는 일터, 안전 대한민국을 위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5.09.15. kmx1105@newsis.com /사진=뉴시스


연간 3명 이상 산업재해 사망자가 발생한 기업은 영업이익의 최대 5% 과징금을 낸다. 반복적으로 산재가 일어나면 인허가 취소까지 추진된다.

위험 상황에서 근로자가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권리도 확대된다. 외국인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3년간 외국인 고용을 제한한다. 산재 예방을 위한 인력·기술 지원에는 2조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15일 범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건설현장 등에서 잇따른 사망사고로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대책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수차례 산재 예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지시했다. 이에 정부는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지난 7월부터 범정부 협의체를 꾸려 대책을 마련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위험요인을 가장 잘 아는 현장의 목소리를 토대로 노사정이 함께 대책을 마련했다"며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반드시 끊겠다"고 밝혔다.


산재 발생시 과징금 신설…인허가 취소도


노동부는 이번 종합대책의 3대 기본방향으로 △선제적 예방 지원 강화 △노동안전 인프라 확대 △제재 실효성 제고를 제시했다.

우선 제재 강화를 위해 과징금 제도를 도입한다. 지금까지 안전·보건조치 위반에 따른 불이익은 소액 벌금에 그쳤다. 앞으로는 연간 3명 이상 사망사고가 나면 영업이익의 5%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한다. 하한액은 30억원 이상이다.


과징금은 '산업재해예방보상보험기금'에 편입돼 산재예방 재원으로 쓰인다. 정부는 전문가 논의를 거쳐 부과 대상과 금액 등 세부 기준을 확정할 예정이다.

영업정지 대상도 확대한다. 건설사 영업정지 요청 요건은 기존 '동시 2명 이상 사망'에서 '연간 다수 사망'까지 포함한다. 대상 업종도 전기·정보통신·소방시설공사 등으로 늘린다. 사망자 수에 따라 영업정지 기간도 현행 2~5개월보다 길어진다.

중대재해가 반복되면 공공입찰 참여를 제한한다. 제한 기간도 늘린다. 금융권은 대출금리·한도·보험료에 중대재해 리스크를 반영한다. 상장사는 중대재해 발생 시 즉시 공시해야 한다.



노동자 작업중지권 확대…외국인·특수고용 안전 강화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작업중지권을 넓힌다. 시정조치 요구권도 새로 만든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작업중지 요건은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서 '급박한 위험의 우려가 있는 경우'로 바뀐다.

정당한 작업중지권 행사에도 불리한 처우를 하면 해당 사업주를 형사처벌한다. 근로감독관에게도 긴급 작업중지 명령 권한을 준다.

외국인 노동자와 특수고용 노동자 보호도 강화한다. 외국인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고용제한 기한은 현행 1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다. 중대재해에 해당하는 질병·부상은 1년간 고용을 막는다. 배달종사자는 유상운송보험 가입과 안전교육이 의무화된다. 고위험군 특고노동자에는 건강진단도 도입한다.

공공·민간 발주자에게는 적정 공사비 산정을 의무화한다. 산업안전 비용을 전가하는 부당특약은 점검하고 과징금도 강화한다. 민간공사 설계서에는 공사기간 산정 기준을 포함하고, 폭염 등 기상재해를 공기 연장 사유로 인정한다.

공공기관의 역할도 확대한다. 경영평가 항목 중 산재예방 배점을 현행 0.5점에서 2.5점으로 높인다. 중대재해 책임 기관장은 해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산재 예방에 예산 2조원 투입…"5개년 계획 마련"


정부는 내년 산재예방 예산으로 2조723억원을 편성했다. 올해보다 4733억원 늘었다. 소규모·영세 사업장을 대상으로 재정·인력·기술 지원을 집중한다.

10인 미만 사업장과 50억원 미만 건설현장의 추락·끼임·부딪힘 예방 설비에는 433억원을 쓴다. 스마트 안전장비 지원에는 370억원을 투입한다. 산업단지 내 소규모 사업장에는 공동안전관리자를 채용한다. 중상해재해 발생 사업장에는 선제적 컨설팅을 실시한다. 내년에 8000개 사업장에서 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점검·감독도 대폭 확대된다. 2028년까지 총 61만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다. 노동부 감독 대상은 올해 2만4000개소에서 내년 7만개소로 늘어난다. 지자체는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2028년까지 3만개소를 감독한다. 민간재해예방기관은 33만개 사업장을 관리한다. 퇴직 인력을 안전지킴이로 채용해 전국 18만개 영세 사업장에 배치한다.

지자체에는 예방적 감독을 위한 근로감독권도 부여한다. 집행기준은 전국적으로 통일한다.

정부는 대책 발표 이후에도 노사·전문가·관계부처와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 김 장관은 "'노사정 대표자 회의'를 열어 실천 방안을 논의하고 '안전한 일터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5개년 계획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되풀이되는 '후진국형 사고'

지난달 27일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3명 숨진 전남 순천 레미콘 공장 질식사고와 관련해 사고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동시에 업체에 대해 압수색이 진행됐다. 2025.08.27. kim@newsis.com /사진=뉴시스

지난달 27일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3명 숨진 전남 순천 레미콘 공장 질식사고와 관련해 사고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동시에 업체에 대해 압수색이 진행됐다. 2025.08.27. kim@newsis.com /사진=뉴시스


정부가 내놓은 '노동안전 종합대책'은 중대재해 근절을 위해 처벌 강화와 예방에 초점을 맞췄다. 과징금과 영업정지로 책임을 무겁게 하면서 안전투자를 비용이 아닌 필수 투자로 인식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동시에 소규모·영세 사업장에는 안전관리 지원을 확대해 산재 발생을 선제적으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1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대재해 사망자는 589명으로 전년보다 9명(1.5%) 줄었다. 하지만 큰 폭의 개선은 없었다. 올해 2분기까지 사망자는 287명으로 전년 동기(296명)와 비슷했다. 같은 기간 발생 건수는 266건에서 278건으로 오히려 늘었다. 주요 원인은 추락·끼임·부딪힘·깔림 등 이른바 '후진국형 사고'다.

근로자 1만명당 사고사망자 수는 2021년 0.43명에서 지난해 0.39명으로 조금씩 줄었다. 그러나 영국 0.03명, 일본 0.12명, 독일 0.11명, 미국 0.35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도입에도 이런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특히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소규모 사업장은 불안전한 작업 방식이 지속된다. 정부의 한정된 감독 역량으로는 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다단계 하도급과 위험 외주화는 사고 책임을 불분명하게 한다. 처벌 수위가 낮으면 기업은 안전투자를 비용으로만 본다. 결국 공기를 단축하려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하고 이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다.


안전은 비용이 아닌 투자…처벌 강화


정부는 '처벌과 예방'이라는 투트랙 접근을 내세웠다. 처벌 실효성을 위해 과징금 제도를 신설한다. 연간 3명 이상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에 부과하며 금액은 영업이익의 5% 이내다. 손실 기업에도 최소 30억원은 부과한다.

지난 6월 발의된 건설안전특별법은 사망사고 발생 건설사에 매출액 3%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이었다. 이번 대책은 영업이익 기준으로 전환해 부담을 달리했다. 권창준 고용부 차관은 "영업이익 기준 과징금은 법인 단위로 부과하는 것으로 실효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수준에 따라 적게는 수십억에서 수백억원 이상의 과징금이 부과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최근 사망사고가 잇따른 포스코이앤씨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204억원이다. 최대치가 적용되면 60억원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

안전위반 건별 과태료는 현장 의견수렴이 더 필요해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권 차관은 "형사처벌과 새로 도입되는 과징금이 병행되는 만큼 과태료는 추후 논의한다"고 밝혔다.

금융 제재도 강화된다. 금융권 신용평가 기준을 고쳐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대출금리와 보험료를 올린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이나 PF(프로젝트 파이낸싱)보증 취급 시 안전도 평가를 반영한다. 영업정지를 받은 건설사는 선분양이 제한된다. 반복 발생 시 공공입찰과 정책자금 참여도 막힌다.

상장사는 중대재해 발생 시 사실을 즉시 공시해야 한다. 이 내용은 ESG 평가와 스튜어드십 코드에 반영된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가 투자 판단에 활용한다. 평가가 낮아지면 투자 비중 축소나 제외로 이어질 수 있다.


사고 예방에도 집중…노동 취약계층 지원


정부는 예방 정책도 강화한다. 특히 외국인과 특수고용노동자 등 취약계층을 겨냥한다. 중대재해 사망자의 다수가 이 집단에서 나온다. 외국인은 언어 문제와 체류 불안정으로 사고 대응이 늦다. 특고 노동자는 교통사고 등 현장 외 위험에 취약하다.

이에 외국인 사망사고 발생 기업의 고용제한 기간을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늘린다. 중대재해에 해당하는 질병·부상은 1년간 고용을 막는다. 건설업 고용 제한 단위는 현장에서 사업주 단위로 변경한다.

외국인 안전리더를 확대하고 외국어 안전교육을 강화한다. 안전리더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에는 신규 고용허가 선정 시 가점을 부여한다. 특고노동자가 종사하는 직종도 14개에서 더 늘린다. 배달종사자의 유상운송보험 가입과 안전교육을 의무화하고, 노후 이륜차는 무상 정비를 지원한다.

노동자의 작업중지권도 강화된다. 요건을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서 '위험의 우려가 있는 경우'로 바꿔 예방성을 높인다. 시정조치 요구권도 신설한다.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거나 보복하면 형사처벌할 수 있다. 피해 근로자의 구제 절차도 명확히 했다.

세종=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박근형 이순재 마지막 부탁
    박근형 이순재 마지막 부탁
  2. 2슈돌 쌍둥이 육아
    슈돌 쌍둥이 육아
  3. 3김상식 매직
    김상식 매직
  4. 4시내버스 안전사고
    시내버스 안전사고
  5. 5강성연 열애 고백
    강성연 열애 고백

머니투데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