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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가 '모터스포츠'로 유럽 두드리는 이유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백유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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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브랜드 파트너·마그마 레이싱 총감독 인터뷰
"불가능→가능 만드는 길…제네시스, 경쟁 무대 올라야"


재키 익스 제네시스 브랜드 파트너 겸 GMR 레이싱 어드바이저./사진=백유진 기자 byj@

재키 익스 제네시스 브랜드 파트너 겸 GMR 레이싱 어드바이저./사진=백유진 기자 byj@


"현대 창업자 정주영 회장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고자 했다. 우리도 같은 길을 가고 있다. 언젠가는 르망24시 같은 무대에서 우승을 목표로 삼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험난하겠지만 성공한다면 한국의 저력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또 마그마 프로젝트는 단순히 레이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레이싱에서 얻은 경험과 기술을 양산차에도 반영하려 한다."

[뮌헨=백유진 기자]지난 12일 독일 뮌헨 제네시스 스튜디오에서 만난 재키 익스 제네시스 브랜드 파트너 겸 유럽법인(GMR) 레이싱 어드바이저가 한 말이다. 재키 익스는 960~70년대 르망24시와 다카르랠리에서 우승한 '전설의 드라이버'로 불린다. 작년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프로젝트에 합류해 레이스 경험을 양산 기술로 이어가려는 제네시스의 도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제네시스가 모터스포츠를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한 브랜드 노출을 넘어 기술 개발과 글로벌 시장 확장을 동시에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시릴 아비테불 현대모터스포츠 법인장 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총감독은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감성을 더하기 위해 모터스포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 모터스포츠는 자동차 브랜드를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문화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래는 재키 익스 제네시스 브랜드 파트너와 시릴 아비테불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총감독과의 일문일답.

모터스포츠 도전장 던졌다

-제네시스가 모터스포츠에 도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시릴 아비테불 총감독)단언컨대 모터스포츠는 브랜드를 바꾸고 문화를 바꿀 수 있다. 제네시스가 글로벌 시장 확대를 가속화하려는 지금,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모터스포츠는 필수적이다. 자동차 구매는 합리적 판단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감성이 필요하고 모터스포츠가 그 감성을 만들어준다.

또 기술 개발도 가속화한다. 레이스에서 쌓은 일부 기술은 양산차에 적용될 것이다. 문화적 요소도 중요하다. 페라리·메르세데스·포르쉐가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모터스포츠 덕분이었다. 제네시스 역시 같은 길을 가고자 한다.


▲(재키 익스 브랜드 파트너)모터스포츠에 뛰어드는 이유는 동기부여다. 제네시스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경쟁 무대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강력한 소통 수단이 됩니다. 브랜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국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줄 기회이기도 합니다. 한국은 과거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역사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도 그 길 위에 있습니다. 끊임없는 믿음과 꾸준한 도전이 필요합니다.

제네시스 스튜디오 뮌헨에 전시된 GMR-001./사진=현대차

제네시스 스튜디오 뮌헨에 전시된 GMR-001./사진=현대차


-현재 준비 상황은

▲(시릴 아비테불 총감독)제네시스 스튜디오 뮌헨에 공개된 차량은 GMR-001의 프로토타입이다. 이 차는 내년 세내구선수권(WEC)에 처음 출전할 레이스카다. 이후 2027년 IMSA(웨더텍스포츠카챔피언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는 F1 바로 아래 급의 세계 3대 모터스포츠 클래스 가운데 하나로, 르망24시 같은 초장거리 레이스가 포함돼 있다.

GMR-001은 지난해 9월 개발을 결정한 이후 불과 몇 달 만에 설계·제작·팀 구성·파트너십 확보 등 모든 과정을 압축적으로 진행했다. 보닛 아래에는 직렬 4기통 엔진을 바탕으로 한 V8 트윈터보가 들어간다. 외관에는 제네시스 고유의 두 줄 조명 디자인이 전면과 후면에 적용돼 브랜드 정체성을 살렸다. 현재 여섯 번째 주행 테스트를 마쳤고, 내년 3월 카타르 개막전까지 17번의 테스트가 남아 있다.


▷관련기사: "유럽서 제네시스만의 길 간다" BMW 출신 법인장의 근거 있는 자신감

-내구 레이스의 특징은

▲(재키 익스 브랜드 파트너)지금의 내구 레이스는 사실상 '포뮬러 1을 24시간 동안 곱하기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름은 '내구(Endurance)' 레이스지만 오히려 스프린트 레이스(단거리 전력 질주 경기)에 가깝다. 24시간 동안 또는 1000km 동안 최대 속도로 달려야 하기에 타협은 없다. 과거에는 차량 내구성이 가장 큰 과제였지만 오늘날에는 거의 모든 차가 완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성격이 달라졌다. 이제는 모두가 '정확한 악보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처럼 움직여야 하는 시대다.

이에 팀워크와 사람 간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모두가 잘해야 하고, 모두가 기대에 부응해야 하지만, 개인의 자존심보다 우선되는 단 하나의 목표는 우승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상황을 테스트하고 있다. 분·초 단위가 아니라 때로는 0.1초나 0.01초의 차이가 승패를 가른다. 이런 모든 노력의 합이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최근 테스트 결과는 어떤가

▲(시릴 아비테불 총감독)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지금까지는 긍정적이다. 검증된 기술을 도입했고 좋은 파트너를 확보했다. 프랑스 폴리카르에 있는 GMR 본부에서 준비하고 있으며 드라이버 '피포 데라니' 같은 정상급 선수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첫 해 목표는 내구성과 신뢰성을 확보해 완주하는 것이다. 이후 톱5 진입을 노리겠다.


레이싱카를 만들 때는 반복되는 규정 변경 탓에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그래서 중요한 건 어디서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전천후' 차량을 만드는 것이다. 특정 대회에만 지나치게 특화시키면 오히려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할 위험이 있다. 우리의 전략은 어느 무대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과도한 전문화가 없는 차를 만드는 것이다.

시릴 아비테불 현대모터스포츠 법인장 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총감독./사진=백유진 기자 byj@

시릴 아비테불 현대모터스포츠 법인장 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총감독./사진=백유진 기자 byj@


-르망 LMP2에 출전하는 의미는

▲(시릴 아비테불 총감독)LMP2의 목적은 내년을 대비한 일종의 내년을 대비하기 위한 사전 테스트 성격의 '스프링 BoP(Balance of Performance)' 역할이다. 드라이버들을 테스트하고 팀원들을 훈련하는 '워밍업'이다. 지난 12년간 랠리에서 활동하다가 이제는 완전히 다른 서킷 레이싱으로 전환해야 해 이런 과정이 필요했다. LMP2 플랫폼의 핵심 목적은 바로 사람을 키우는 것이었다.

실제 현재 드라이브라인, 차량 시스템, 소프트웨어, 엔진 맵핑과 보정(calibration) 등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 차량의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ORECA와 같은 전문 공급업체와 협업을 하고 있다. 개발 상황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드라이버 피드백이 매우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밸런스'다. 레이싱카를 만든다는 것은 결국 균형 잡힌 차를 만드는 것이고, 그것이 예측 가능해야 한다. 또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할 일이 많다. 모터스포츠는 점점 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하고 있고, 저희도 그 부분을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다.

양산차에 노하우 심는다

-모터스포츠 경험을 양산차로 어떻게 연결하나

▲(시릴 아비테불 총감독)사실 모터스포츠 기술을 양산차에 이식하는 건 쉽지 않은 작업이다. 하지만 내구 레이스는 다른 어떤 카테고리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그 작업을 해낼 수 있다. 포뮬러 1에서는 모터스포츠에서 개발된 기술을 그대로 양산차에 적용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과 차이가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집중하고 있는 네 가지 개발 영역이 있다. 1단계에서는 내연기관(ICE)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2단계에서는 하이브리드 개발로 옮겨갈 계획이다. 이는 실제 대량 생산에도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라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도 경량 소재, 이온 효율,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 통합 등은 분명히 협력과 기술 이전의 가치가 있다.

GV60 마그마 콘셉트./사진=백유진 기자 byj@

GV60 마그마 콘셉트./사진=백유진 기자 byj@


무엇보다 단순한 기술 이전이 아니라 모터스포츠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전수하는 게 중요하다. 모터스포츠에서 성장한 인재들이 남양 R&D 센터에서 새로운 전문성과 방법론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12개월 만에 차량을 개발할 수 있다. 현재 양산 시장의 핵심 경쟁력은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을 얼마나 단축할 수 있는지 △새로운 규제와 고객 요구, 경쟁사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느지에 달려 있다. 이는 개발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어야만 가능한데, 이 부분이야말로 모터스포츠가 가장 잘하는 영역이다.

-현재 한국의 모터스포츠 상황은 크게 발전된 상황이 아니다. 한국 모터스포츠 발전을 위해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시릴 아비테불 총감독)첫 번째로 중요한 건 '인재'다. 엔지니어, 기술자, 드라이버 모두를 키워내야 하고, 이를 위해 몇 가지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다. 한국 내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어 인재를 양성하고 젊은 드라이버들을 발굴하는 스카우팅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과거 중국에서 비슷한 과정을 경험했는데, 이는 예산과 시간이 들더라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두 번째는 한국을 모터스포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레이스카를 보면 이름이나 컬러 등에서 분명히 '한국적인 정체성'을 느낄 수 있다. 제네시스가 활동하는 이벤트나 무대에서 한국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모터스포츠를 더 넓은 대중에게 알릴 방법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서울 도심에서 이런 레이스카를 직접 보여준다든지, 혹은 'Drive to Survive(F1, 본능의 질주)' 같은 콘텐츠를 한국 시장과 한국 관객을 위해 만드는 것이다. 한국에서 모터스포츠 문화와 열정을 키우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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