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 양산 앞두고 양사, '최고 수준' 품질 강조…SK하이닉스 '안정성 검증' vs 삼성전자 '첨단 공정 동시 적용'
[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9조원을 훌쩍 넘기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다. AI용 메모리 수요가 늘어났고,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12단 판매도 본격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매출 22조2320억원, 영업이익 9조2129억원(영업이익률 41%), 순이익 6조9962억원(순이익률 31%) 실적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5.07.24. jtk@newsis.com /사진=김종택 |
내년도 본격 전개될 차세대 AI(인공지능)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높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양강구도 격전이 예상된다. 선두를 달려온 SK하이닉스는 독보적 1위를 굳히겠다는 목표이고 삼성전자는 추격전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와 함께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이다. 엔비디아가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AI 가속기 등의 핵심 부품이다.
SK하이닉스는 2022년부터 4세대 HBM3 등을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하면서 시장을 주도해왔고 지난해부터 계속된 5세대 HBM3E 공급 등의 성과로 올해부터 삼성전자를 제치고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1위를 달성했다.
SK하이닉스는 HBM4의 양산체제를 세계 최초로 구축했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이달 3일에는 메모리 업계 최초로 양산용 'High(하이) NA EUV(극자외선)' 장비를 이천 M16팹에 반입했다고도 밝혔다. 통상적으로 실제 양산 돌입이나 수주 사실 외에 장비 도입이나 양산체제 구축 등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적극적 태도는 '세계 최초', '업계 최초' 등 선두 이미지를 굳히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다만 삼성전자는 자사 역시 HBM4 양산체제를 마련했으며 'High NA EUV'도 유사한 장비를 도입해 올해 3월부터 이미 연구개발 등에 활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양산체제를 갖춘 HBM4에 이전 세대보다 2배 늘어난 2048개의 데이터 전송 통로(I/O)를 적용해 대역폭을 2배로 확대하고 전력 효율은 40% 이상 끌어올려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10Gbps(초당 10기가비트) 이상의 동작 속도를 구현해 HBM4의 JEDEC(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 표준 동작 속도인 8Gbps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10Gbps 이상 수준을 월등히 초과한 능력을 확보했다고 자신한다.
또 SK하이닉스는 HBM4 개발에 시장에서 안정성이 검증된 자사 고유의 어드밴스드(Advanced) MR-MUF공정과 10나노급 5세대(1bnm) D램 기술을 적용해 양산 과정의 리스크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의 어드밴스드 MR-MUF는 기존 공정보다 칩을 쌓을 때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고 휨 현상 제어(Warpage control)도 향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평택(경기)=이기범 기자 leekb@ |
추격하는 삼성전자도 업계 유일의 1c(10나노급 6세대) D램 공정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한 제품을 개발해 고객사에 HBM4 샘플을 출하해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HBM3E 대비 셀 집적도를 높여 약 40% 수준의 전력 효율 개선을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처리 속도 또한 최대 11Gbps를 달성해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공급 기준(10Gbps 이상으로 추정)을 충족한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HBM3E 등에서 공급 시기를 놓친 삼성전자가 HBM4 양산에서는 총력전을 펴는 것에 주목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4에서 이전 세대 대비 공급 속도를 크게 앞당겨 업계 흐름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올 연말을 전후로 퀄 테스트 등 엔비디아의 인증 절차가 마무리되고 양사가 본격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 관건은 수율(양품 비율)이 될 전망이다. 이미 공급 안정성을 확보해온 SK하이닉스에 비해 삼성전자는 수율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HBM4 공급업체들에게 더 높은 조건의 전력 소모 감소와 속도 향상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1c D램 기반의 HBM4 생산 수율을 안정적으로 달성한다면 내년 공급량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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