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겨냥 범죄 잇따르자 "혼자 두기 겁난다"
위치추적 앱·학부모 조별 픽업 등 생활권 대응 확산
전문가 "지역사회 나서서 협력 치안 일상화해야"
[파이낸셜뉴스]"유괴 미수 소식을 듣고 '우리 애들이 지금 어디 있는지'부터 걱정됐어요. 등하교 때 어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일정을 다시 짰습니다"
지난 11일 오전 8시 30분,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 김모씨(44)는 초등학교 1·4학년 자녀를 교문 안으로 들여보내며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곳에는 김씨 외에 다수의 학부모들이 자녀의 등교를 지켜봤다. 교문 앞에는 학교전담경찰관(SPO)과 녹색어머니회 자원봉사자가 서 있었고, 경찰관들도 통학로를 오가며 아이들과 눈을 맞췄다. 수많은 어른이 이처럼 등굣길을 지켰지만, 자신의 자녀가 교실 너머로 사라지기 전까지 발걸음을 돌리는 학부모들은 없었다.
같은 날 오후 2시, 저학년 하교 시간. 학교 앞 도로에는 5분 간격으로 학원·교습소 승합차가 멈췄다. 돌봄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차량들이다. 70대 학원 차량 기사는 "하루 100명 가까운 학생을 태우며 10분 거리를 8번은 왕복한다"고 전했다. 아이들이 승합차에 오르는 동안 순찰 경찰들은 교차로 주변을 수시로 둘러봤다.
위치추적 앱·학부모 조별 픽업 등 생활권 대응 확산
전문가 "지역사회 나서서 협력 치안 일상화해야"
지난 11일 오전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교문 앞. 아이들을 등교시킨 학부모들이 교실까지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있다. 사진=최승한 기자 |
[파이낸셜뉴스]"유괴 미수 소식을 듣고 '우리 애들이 지금 어디 있는지'부터 걱정됐어요. 등하교 때 어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일정을 다시 짰습니다"
지난 11일 오전 8시 30분,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 김모씨(44)는 초등학교 1·4학년 자녀를 교문 안으로 들여보내며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곳에는 김씨 외에 다수의 학부모들이 자녀의 등교를 지켜봤다. 교문 앞에는 학교전담경찰관(SPO)과 녹색어머니회 자원봉사자가 서 있었고, 경찰관들도 통학로를 오가며 아이들과 눈을 맞췄다. 수많은 어른이 이처럼 등굣길을 지켰지만, 자신의 자녀가 교실 너머로 사라지기 전까지 발걸음을 돌리는 학부모들은 없었다.
같은 날 오후 2시, 저학년 하교 시간. 학교 앞 도로에는 5분 간격으로 학원·교습소 승합차가 멈췄다. 돌봄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차량들이다. 70대 학원 차량 기사는 "하루 100명 가까운 학생을 태우며 10분 거리를 8번은 왕복한다"고 전했다. 아이들이 승합차에 오르는 동안 순찰 경찰들은 교차로 주변을 수시로 둘러봤다.
(위) 지난 12일 기준 자녀 위치 추적 앱은 5000만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아래) 서대문구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동 범죄 관련 게시글을 수천명이 읽었다. 플레이스토어, 당근마켓 캡쳐 |
14일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아이들에게 '길 좀 물어볼게요' 같은 실제 접근 말을 알려주고 거절·신고를 반복 훈련해야 한다"며 "경찰이 보유한 사건 사례를 교육청과 공유해 학교 교육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시적인 경찰 동원을 넘어 학부모 동행과 지역사회의 협력 치안을 일상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건 이후 경찰의 대응도 본격화됐다. 서울경찰청은 다음 달까지 서울 609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5주간 집중 순찰을 벌이고, 아동 관련 신고는 '코드1'로 격상해 초동 대응을 강화키로 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이 같은 대책으론 마음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서대문구에서 유치원생,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키우는 노모씨(40)는 "급박한 순간에 호신용품을 꺼낼 수는 없지 않으냐"며 "아이 휴대전화에 위치공유 앱을 깔고, 학부모끼리 조를 짜 번갈아 하교를 맡는다"고 토로했다.
동네 지인에게 아이를 맡기며 위험 시간을 줄이기도 했다. 서대문구의 한 분식집 주인 A씨(50대)는 "예전처럼 '아이 오면 떡볶이 주세요'라며 선결제를 맡기는 부모가 다시 생겼다"라고 전했다.
학부모들의 정보 공유망 역시 촘촘해졌다. 서대문 유괴미수 당시 인근 태권도장은 원생들의 제보를 모아 학부모들에게 주의 메시지를 보냈고, 이것이 경찰 신고로 이어졌다. 지역 커뮤니티에서도 사건 학교를 묻는 글과 사건 경위를 공유하는 게시물이 잇따랐다.
서대문구 스마트관제센터 관계자는 "지역에 3500대 넘는 CCTV가 가동 중이고, 어린이보호구역 비상벨은 즉시 관제요원과 연결된다"며 "사건 이후 학교 주변 관제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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