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표팀의 11월 국내 친선경기 첫 번째 상대가 남미의 볼리비아로 결정됐다. 경기 시간과 장소는 추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9월 미국 원정에서 멕시코를 만났고, 10월에는 안방에서 브라질, 파라과이와 차례로 마주한다. 11월에도 남미 팀을 초대해 연속으로 평가전을 치르게 됐다. 멕시코전(9월 7일)을 시작으로 무려 4경기 연속 남미 팀과 스파링을 갖는 이례적인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볼리비아는 한국 축구와 꽤 악연이다. 1994년 미국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한국은 볼리비아를 상대로 수적 우위를 잡고도 골을 넣지 못하며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당시 한국은 첫 16강 진출 기회를 날리며 뼈아픈 아쉬움을 남겼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현 대표팀 사령탑 홍명보 감독이 유망주로 뛰었다는 사실이다. 수비수로 나섰던 홍명보 감독은 동료 김판근, 박정배, 신홍기와 함께 볼리비아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한국 월드컵 역사상 첫 ‘남미 상대로 무실점’을 이끌어냈다. 동시에 그 경기는 한국 축구가 남미 국가를 상대로 사상 처음 승점을 따낸 경기였다. 이제 31년이 흐른 뒤, 홍명보는 벤치의 감독으로서 다시 볼리비아와 맞선다.
이 승리로 볼리비아는 6승 2무 10패, 승점 20점을 기록해 남미 예선 7위를 차지했다. 북중미 월드컵 대륙간 플레이오프 티켓을 확보하며 3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공교롭게도 볼리비아가 마지막으로 본선에 올랐던 무대는 바로 홍명보가 선수로 뛰었던 1994년 미국 월드컵이었다.
볼리비아는대표팀 주축 대부분이 자국 리그 또는 남미 클럽에서 활약 중이다. 샤흐타르 도네츠크 소속 수비수 디에고 아로요는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고, 이강인의 전 소속팀 마요르카 B팀의 미드필더 오스카 로페스는 아직 유망주 단계다. 하지만 이들이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콜롬비아, 칠레 같은 강호들과 맞서며 다져온 경쟁력은 무시할 수 없다.
한국은 6월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이후 본격적인 월드컵 담금질을 하고 있다. 9월 미국 원정길에서 북중미월드컵 개최국 미국과 붙어 2-0으로 이겼고, 멕시코와는 열전 끝에 2-2 팽팽한 무승부를 기록했다.
홍명보 감독은 9월 미국 원정에서 새로운 조합을 테스트했다. 스리백 기반에 손흥민 톱과 손흥민을 후반에 활용해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두 가지 방안이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첫 외국 혼혈인 옌스 카스트로프까지 실전 감각을 점검한 만큼, 월드컵 본선을 향한 옵션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볼리비아전은 결과 못지않게 월드컵 예선을 대비한 전술적 완성도를 점검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국이 짧은 기간에 연속으로 남미 팀과 평가전을 치르는 건 꽤 드문 일이다. 멕시코, 브라질, 파라과이, 볼리비아까지 이어지는 일정은 2025년 대표팀의 경쟁력을 가늠할 귀중한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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