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팀, 주전 경쟁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원톱 스트라이커'

9월 A매치 2연전에서 홍명보팀의 원톱 스트라이커로 활약한 손흥민(왼쪽 둘째)과 오현규(가운데). 연합뉴스

2026 북중미월드컵이 1년도 남지 않은 가운데 한국 축구대표팀의 스트라이커 경쟁에 불이 붙었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이 9월 국가대표 평가전(A매치) 2연전에서 '캡틴' 손흥민(LAFC)를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내세우는 이른바 '손톱(손흥민 원톱)' 전술을 본격 시험하면서다. 손흥민은 지난 7일 미국전에서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1골·1도움으로 맹활약했고, 지난 10일 멕시코전에선 후반 교체 투입돼 왼쪽 측면에서 뛰다 막판엔 최전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멕시코를 상대로도 손흥민은 골 맛을 봤다.

대표팀 복귀를 노리는 베테랑 공격수 주민규. 연합뉴스

여기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표팀의 3번 옵션이었던 오현규(24·헹크)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멕시코전 골을 포함해 올해 여섯 차례 A매치에서 3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드러낸 오현규는 홍명보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방심해선 안 된다. 현재 홍명보팀엔 유독 스트라이커 자원이 많아서다.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9월 이후 대표팀에서 활약한 스트라이커는 손흥민, 오현규 외에도 셋이나 더 있다.

헤딩이 강점인 장신 스트라이커 오세훈(왼쪽). 뉴스1

베테랑 스트라이커 주민규(35·대전)은 대표팀 복귀를 호시탐탐 노리는 대표적인 골잡이다. 두 차례(2021·23시즌) 프로축구 K리그1 득점왕에 올랐던 주민규는 홍 감독 체제에서 줄곧 부름을 받다가 9월 A매치 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난 5월까지 리그 10골을 몰아넣었지만, 무더위가 시작된 6월부터 지금까지 1골에 그치며 득점 페이스가 크게 떨어진 탓이다. 월드컵이 열리는 내년 서른여섯이 되는 주민규가 국가대표 스트라이커로서 경쟁력을 유지할 지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적지 않다. 현영민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실장은 "큰 대회에선 경험과 노련미를 갖춘 베테랑만의 역할이 있다. 골잡이론 드물게 패스 능력이 탁월해서 결정적 순간 패스든 골이든 한 방 있다"고 평가했다.

2000년생 스트라이커 이호재. 뒤늦게 대표팀 경쟁에 가세했다. 연합뉴스

장신(1m93㎝) 공격수 오세훈(26·마치다)은 스트라이커 경쟁에서 가장 앞섰단 평가였다. 홍 감독 체제에서 한 번도 제외된 적 없다. 하지만 A매치 9경기에서 2골을 넣는 데 그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 시즌 소속팀에서도 부진했다. 올 시즌 일본 J리그1(1부) 25경기에 출전해 2골이다. 오세훈을 시험했지만 확실한 해답을 찾지 못한 홍 감독은 다른 스트라이커들에게 눈을 돌렸다. 오세훈은 9월 A매치 대표팀 명단에 포함됐지만,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채 벤치만 지켰다. 하지만 오세훈에게도 기회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정종봉 해설위원은 "전방에서 볼을 키핑하는 능력과 헤딩은 경쟁자 중 가장 뛰어나다. 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됐단 점도 여전히 홍 감독의 구상에 있단 뜻"이라고 분석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조규성. 뉴스1

2000년생 골잡이 이호재(25)는 수퍼루키다. 그는 지난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통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대회 기간 3경기에 출전해 데뷔골을 터뜨렸다. 9월 A매치 땐 대표팀에 뽑히지 않았지만, 홍 감독이 예의주시하는 공격수로 알려졌다. 선수 시절 '캐넌슈터' 유명했던 아버지 이기형(51)의 유전자를 물려받은이호재도 단단한 체격(1m91㎝) 체격에서 뿜어 나오는 강력한 슈팅을 앞세운 마무리 능력이 돋보인다. 마지막 후보는 부상에서 돌아온 조규성(27·미트윌란)이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스타로 떠오른 조규성은 지난해 5월 무릎 부상과 합병증 발생으로 1년 3개월간 재활하다 지난달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이미 실력이 검증된 만큼 경쟁에 뒤늦게 가세해도 해볼 만하단 평가가 나온다. 정 해설위원은 "손흥민을 제외한 모든 선수는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면서 "결국 홍 감독이 강조하는 대로 '월드컵이 열릴 내년 6월에 어떤 선수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느냐'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