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트럼프, 한국이 원하는 대로 조치” 지시, 구금자 귀국 돌파구...조현 “수갑 없이 신속출국” 요구

방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이 현지시간 10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구금 한국인들의 신속한 귀국과 이후 미국 재입국 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사진=외교부〉

루비오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전하며 긍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금 한국인들의 귀국이 조기에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조 장관이 이날 백악관에서 루비오 장관을 만나 “(구금된 한국인들은) 범죄자가 아닌 만큼 수갑 등에 의한 신체적 속박 없이 신속하게 미국을 출국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이들이 미국에 재방문 할 경우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미 행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강력히 요청했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카운터파트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기 위해 워싱턴DC의 숙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미 외교부-국무부 워킹그룹' 신설을 제의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조 장관은 또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내 제조업 부흥 노력에 기여하기 위해 기술ㆍ노하우를 전수하러 미국에 온 한국 노동자들이 체포ㆍ구금되는 과정이 공개되어 한국 국민이 상처와 충격을 받았다면서 깊은 우려를 전달했다고 외교부가 밝혔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이 원하는 바대로 가능한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히 협의하고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화답했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입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재명 대통령과 도출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고, 한국인 구금에 대한 한국의 민감성을 이해하며, 특히 미국 경제ㆍ제조업 부흥을 위한 한국의 투자와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구금자들을 한국행 전세기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수갑 등을 차지 않게 해달라는 한국의 요구가 수용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외교부는 이날 면담에 따라 실무협의를 적극 전개하고 있고,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구금 한국인들이 구금 해제돼 귀국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미 국무부가 낸 자료에선 루비오 장관과 조 장관의 면담에서 구금자들에 대한 논의를 했다는 내용이 빠진 채 대미 투자와 방위비 등에 대한 언급만 있었습니다.

당초 구금 한국인들은 이날 자진 출국 형태로 전세기를 타고 귀국하기로 돼있었지만 갑작스레 일정이 지연됐고, 외교부는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미국 측 사정'이라고만 설명했습니다.

류정화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