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트라이 |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SBS 금토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이하 '트라이')가 지난달 30일 막을 내렸다.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6.4%의 시청률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데는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장영석 감독과 임진아 작가의 노력이 있었다. 극본을 맡은 임진아 작가에게 작품을 마친 소감과 함께 작품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어봤다.
먼저 임진아 작가는 '트라이' 종영 소감에 대해 "노트북 속 활자로만 존재하던 것들이 영상으로 만들어져서 시청자들께 닿았다는 것 자체가 기적 같다. 이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에 작은 점이라도 찍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늘 있었는데, 종영 후 시청자분들이 보내주신 반응들을 보며 조금은 마음을 놓았다. 특히 '덕분에 반짝이는 여름을 보냈다'는 글을 봤는데 가슴이 벅찼다. 누군가의 여름에 닿아 있었다는 그 자체로 너무 감사했다"고 밝혔다.
'트라이'의 인기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임 작가는 "럭비라는 낯선 종목을 다뤘지만, 결국 '트라이'가 보여준 건 땀과 흙냄새가 묻은 청춘의 치열한 몸부림이었다. 럭비는 혼자서는 절대 점수를 낼 수 없는 경기다. 몸을 던져야만 길이 열리고, 끝까지 버텨야만 공이 이어진다. 시청자분들이 이렇게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고, 무너져도 옆 사람에게 손 내밀어 함께 나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에 공감해 주신 것 같다"고 답했다.
집필에 있어 주안점을 둔 부분으로 "제가 가장 집중한 건 인물들의 성장이었다. 럭비부 7명의 학생들은 각자 상처와 불안을 안고 있지만, 경기장에서 몸을 부딪히며 자기만의 길을 찾아간다. 그 치열한 순간들이야말로 진짜 청춘의 얼굴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주가람은 '트라이'의 또 다른 심장이었다. 그는 한때 국가대표를 꿈꾸던 럭비 선수였지만, 도핑으로 모든 걸 잃고 몰락한 인물이다. 다시 모교에 감독으로 돌아와, 아이들과 함께 뛰며 무너진 자존심을 마주하고 조금씩 나아간. 럭비가 주가람에게 상처와 영광이 뒤엉킨 과거라는 점이 중요했다. 그 과거를 직시하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이, 학생들의 성장과 맞물려 있기를 바랐다. 주가람과 아이들이 서로 기대고 버티며 다시 달려 나가는 순간들, 그게 제가 집필 내내 가장 신경 쓴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트라이'는 윤계상, 임세미, 김요한 등 여러 배우들의 합이 빛난 작품이었다. 임 작가는 "글로만 존재하던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는 걸 본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윤계상 배우님은 정말 주가람 그 자체다. 끊임없이 캐릭터를 고민하고 제안을 해 주신 덕분에 주가람이 더 입체적으로 더 완전하게 살아난 것 같다. 임세미 배우님은 눈빛이 정말 좋았다. 배이지가 넘어야 할 수많은 고비들 앞에서 배우님의 단단한 눈빛이 이지 캐릭터를 살려줬다고 생각한다. 김요한 배우는 정말 온몸을 던져서 윤성준이 되어줬다. 김요한이 아닌 윤성준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세 분뿐 아니라 모든 배우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 덕분에 '트라이'가 생명력을 얻었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트라이'를 통해 럭비의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전파한 것과 관련, 임 작가는 "럭비는 '앞으로 공을 던질 수 없다'는 독특한 규칙을 가진 스포츠다. 오직 옆이나 뒤로만 패스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늘 직선으로만 갈 수 있는 게 아니고, 때론 뒤를 돌아봐야 하고 옆의 손을 잡기도 해야 하지 않나. 그런 면이 삶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럭비를 접하기가 쉽지 않아서 그렇지 한 번 인지하기 시작하면 꽤 재미있는 스포츠라는 걸 알게 되실 거라고 생각한다. 이 드라마가 럭비의 인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트라이'는 스포츠와 성장 서사를 결합해 밝고 시원한 느낌이 돋보였으며, 청량함을 담아낸 흔적이 보였다. 여기에 배우들의 코믹한 열연이 더해져 재미를 선사했다. 임 작가는 "스포츠 만화들의 영향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같은 시대를 살아오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아실 만한 명작들이 많지 않나. 저 역시 그 명작들의 팬이었다. 다만 그것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다는, 우리의 지금 현실 속에서 캐릭터들이 어떻게 살아 움직일지를 고민했다. 유쾌함 속에서도 현실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트라이'는 꿈을 위해 노력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뤘으며, 한양체고 럭비부가 원팀으로 거듭나는 성장 서사가 돋보인 작품이었다. 스포츠 드라마가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는지 묻자, 임 작가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시청률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스포츠 드라마가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청자분들이 보내주시는 반응 하나하나가 정말 기적 같았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임진아 작가는 '트라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수많은 태클을 만나게 된다. 그 태클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고, 한 번에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것. 그게 바로 우리가 인생이라는 경기를 살아가는 방식이 아닐까 싶다"고 말해 울림을 줬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