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2025.9.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여야 대표가 9월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거친 언사를 쏟아내며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동으로 어렵사리 싹튼 협치의 온기는 하루 만에 식었다. "내란", "독재" 같은 자극적인 표현이 오가면서 정치의 품격을 깎아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정이 회동 계기에 합의한 민생경제협의체 역시 '더 센 특검법'과 검찰청 폐지를 포함한 정부조직법으로 출발부터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연설에서 '내란'이라는 표현을 26차례 언급하며 "국민의힘은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 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야당은 고성과 집단 퇴장으로 항의했다.
정 대표는 "내란 청산은 오늘을 살아가는 시대정신"이라며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의 늪에서 빠져나오길 간곡히 제안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자 정 대표는 국민의힘 의원석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도 했다. 여야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을 "통 크고 시원한 합의"라고 평가했지만 '협치' 언급은 없었다.
국민의힘은 "제1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반발했다. 장동혁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양보는커녕 여전히 국민의힘을 없애겠다는 이야기만 반복했다"며 "거대 여당 대표의 품격을 기대했는데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그저 명비어천가를 부르고 자화자찬하는 데 바빴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정부의 100일은 한마디로 혼용무도(昏庸無道) 즉, 어리석은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든 시간이었다"며 "투자를 가로막고 일자리를 빼앗는 온갖 반기업, 반시장 정책으로 경제도 민생도 무너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또 여당을 향해 "일당 독재의 폭주를 멈추라"며 당명을 "나홀로독재당"으로 바꾸라고 날을 세웠다.
송 원내대표는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로) 수사도, 재판도, 판결도 자기들이 다 하겠다는 것인데, 인민재판과 무엇이 다르냐"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만행을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 대표를 향해 "걸핏하면 해산' 운운하며 야당을 겁박하는 반지성의 언어 폭력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송 원내대표의 연설을 두고 "협치를 하자면서 협박만 있었던 것 같다"며 "반공 웅변대회 하는 것 같았다"며 "너무 소리를 질러 귀가 아프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연설 도중 "'노상원 수첩'이 현실로 성공했더라면 이재명 대통령도 저 정청래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하자, 본회의장에 앉아 있던 송 원내대표가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발언한 대목은 추가 논란을 불렀다.
정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노상원 수첩에 살 떨리고, 송언석 패륜적 망언에 치 떨린다"며 "이것이 국힘 DNA인가? 사람이기를 포기한 송 씨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 의원직부터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대통령과 상대 당 대표에 대해 차마 입에 올릴 수도 없는 망언을 했다"며 사과하고 의원직에서 사퇴하라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 국회의원 제명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송언석 원내대표의 막말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했다.
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으로 조성됐던 협치 분위기는 하루 만에 대치 국면으로 급변했다.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에선 공통 공약, 배임죄 개선, 청년고용대책 등 이견이 크지 않은 의제가 우선 논의될 전망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정부조직법 등 쟁점 현안도 포함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더 센 특검법’ 등 쟁점 현안이 협의체 가동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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