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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반도체 업계 첫 2027 탄소중립 선언…"韓 관심 높다, 적극 지원"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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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icroelectronics, ST)가 반도체 업계 최초로 2027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수립하며, 지속가능성 전환의 선도 기업으로 나섰다. 글로벌 제조기업으로서의 실천 전략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와 기업의 녹색전환 목표와 정합적인 협력 구도를 공개하며 시장 내 입지를 강화했다.

ST는 1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간담회를 개최하고 업계 표준을 앞서는 탈탄소화 전략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에도아르도 오테리 ST APeC 지속가능성 프로그램 리드가 자리했다.

에도아르도 오테리 (Edoardo AUTERI) APeC 지속가능성 프로그램 리드(Head of Sustainability Programs – Asia Pacific excluding China Region)는 지난 1997 년 ST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에 입사하여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생산 관련 오퍼레이션 업무를 담당했다. 2023 년 관리자로 전환하여 APeC 지역의 지속가능성 프로그램 리드를 맡았다. 현재 기술적 전문성을 활용해 제품의 탄소 발자국 감축과 배출량 절감에 집중하면서, 환경과 기업 모두에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창출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달성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ST는 2027년까지 스코프 1·2와 일부 스코프 3 영역(운송, 출장, 통근 등 포함)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업계 최초의 계획을 실천 중”이라며, “이는 주요 경쟁사들이 목표로 삼고 있는 2030년보다 최소 3년 이상 앞선 수치”라고 강조했다.

ST는 이행력을 담보할 수 있는 구조적 기반도 함께 공개했다. 2018년 대비 2023년까지 스코프 1과 2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45% 감축했으며, 올해 목표는 50% 감축이다. 현재 프랑스,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등 주요 사업장에서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4년 말 기준 84%를 달성했다.

오테리 리드는 “2027년 100% 달성을 위한 실질적 기반이 구축되었고, 선형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T는 단순히 제조 공정에서의 배출량 감축에 그치지 않고, ‘사용효과 배출량(Avoided Emissions)’이라는 차세대 개념을 도입했다. 이는 고객이 ST의 반도체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 절감 효과를 실질적으로 측정하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냉장고용 컴프레서에 사용되는 ST 칩은 제조 시 8.78kg의 CO₂를 배출하지만, 사용 과정에서는 855kg을 절감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나무 18그루를 1년간 심는 것과 같은 효과로 환산된다.

초저전력 마이크로컨트롤러 ‘STM32U3’도 대표 사례다. 고속·중속·저속 모드에서 각각 경쟁 제품 대비 1/6, 1/10, 1/20 수준의 에너지를 소비하면서도 고성능을 구현해, 탄소 절감형 설계 구현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오테리 리드는 “ST는 단순한 반도체 공급사가 아닌, 고객이 지속가능한 제품을 설계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과의 전략적 연계도 본격화되고 있다. 오테리 리드는 “한국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과 ST가 직접 MOU를 체결했고, 이는 일회성 공급계약이 아닌 지속가능 기술 파트너십”이라며 “ST는 이미 수년 전부터 국내 상위 OEM들과 협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속가능성은 한국 기업이 납품사를 평가할 때 중요한 요소가 되었으며, 실제로 탄소중립 목표를 2050년 이전에 앞당기기 위한 방안을 ST와 논의하는 고객도 다수”라고 덧붙였다.

STM32 MCU 제품군은 3300여 개 넘는 파트 넘버를 갖추고 있어, 엔트리 제품부터 하이엔드까지 다양한 가격대와 성능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


오테리 리드는 “지속가능 기능을 탑재했다고 해서 가격이 인상되지는 않는다”며, “고품질이 고가격으로 직결되지 않는 것처럼, 지속가능성도 비용보다 서비스와 신뢰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ST는 자사의 ESG 투자가 단순한 도덕적 책무가 아닌, 경제적 가치로 전환될 수 있다는 논리도 명확히 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폐기물 절감, 공정 내 물 절약 등을 통해 단위 생산당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이는 곧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며, “지속가능성은 ROI(투자수익률)가 높은 투자이며, 투자자와 시장이 요구하는 새로운 경영 기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DJSI(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 같은 글로벌 ESG 평가는 ST의 전략이 시장에서 신뢰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간접 지표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글로벌 에너지 믹스에 따른 지역별 대응 전략도 공개됐다. 싱가포르는 친환경 전력 비중이 낮지만, 말레이시아의 재생에너지를 싱가포르로 직접 송전하는 PPA 계약을 체결해 이를 보완했다. 중국 역시 넓은 국토에 태양광·풍력·수력 등 인프라가 갖춰진 점을 활용하고 있으며, 충칭(Chongqing)의 대형 댐과 수력발전 계약을 통해 실리콘카바이드(SiC) 공장의 전력 안정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이 과정은 내부적으로도 설득이 필요했던 사안이다. 오테리 리드는 “2027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과감한 투자가 불가피했다”면서도 “고객, 투자자, 사회 전체가 요구하는 방향성에 부합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설득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번 간담회에서 ST는 자사의 지속가능 전략이 한국 정부의 녹색전환 정책과도 높은 정합성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K-택소노미’ 체계를 통해 ▲첨단에너지 기술 ▲순환경제 ▲친환경 R&D ▲글로벌 확산 등 5대 전략을 수립하고 있으며, ST는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적 실행력을 갖췄다는 입장이다.

ST는 제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탄소 발자국(PCF)을 줄일 수 있는 도구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K-택소노미와 같은 정책목표 달성에 실질적 기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오테리 리드는 “지속가능성은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기술과 설계, 고객 협업, 국가 정책까지 관통하는 실행 전략”이라며 “ST는 그 중심에서 기술 기반 전환의 조력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한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설정한 2027년 탄소중립 목표는 단지 시점을 앞당긴 것이 아닌, 기술 기업이 ESG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역할을 재정의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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