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찾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시범한신삼성아파트의 모습. 윤성현 기자 |
“정부에서 1기 신도시 재건축 밀어준다니 기대해봐야죠. 작년에 선도지구 선정 안된게 오히려 다행이라는 주민도 많아요.”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헤럴드경제=윤성현·홍승희 기자] 8일 찾은 분당구 서현동 시범삼성한신아파트와 시범한양아파트는 통합 재건축 기대감에 다시 활기를 띠고 있었다.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9·7 주택공급대책’에 분당, 일산, 평촌, 산본, 부천 등 1기 신도시를 대상으로 재건축 속도전을 예고하면서, 분당 서현동을 포함한 1기 신도시 재건축 단지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선도지구 선정방식을 ‘공모’에서 ‘제안’으로 변경하면서 오히려 더 유리한 방식의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서현동 시범삼성한신아파트와 시범한양아파트는 지난해 11월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에서 탈락하면서 그간 거래가 주춤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시범삼성한신의 전용 192㎡는 지난 6월 25일 28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7월부터는 거래가 전무하다.
서현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선도지구 선정 전까지 지속적으로 거래량과 가격이 상승했었지만 11월 선정 탈락 이후 6월엔 대출규제까지 겹쳐 거래가 많이 축소된 상황”이었다고 했다. 다만 “주민들은 2차 선도지구 선정을 기대해 호가가 떨어지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8일 찾은 서현동 아파트 단지 내에 시공사 홍보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윤성현 기자 |
그러나 7일 정부 공급 대책 발표 이후 분위기가 바뀌는 모습이다. 특히 재건축 지구 선정 방식이 기존 공모 방식에서 주민 제안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서현동 시범단지를 비롯한 많은 단지들이 조합 방식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시청 차원에서 장려했던 신탁 방식에 비해 조합 방식은 사업비 부담이 적고 주민 자율성이 높다는 점에서 호응이 크다.
A대표는 “당시 빠른 추진을 위해 시가 신탁방식을 장려했지만, 조합 방식이 더 실용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주민들 사이에서 조합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시범삼성한신과 시범한양 통합추진위원회는 곧 시행방식을 소유주 투표로 결정할 예정이다.
시범삼성한신아파트와 시범한양아파트는 지난 6일 ‘시범1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명의로 서현초등학교 체육관에서 대규모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형기 전 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이 참석해 통합 재건축의 성공 사례와 리스크 관리 방안, 최근 업계 동향 등에 대해 설명했다.
시범삼성한신아파트와 시범한양아파트 사이에 있는 상가 ‘서현파크프라자’ 내부 모습. 윤성현 기자 |
반면 이미 선도지구로 지정돼 재건축을 추진중인 아파트 사이에선 오히려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선정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지자체의 권고를 받아들여 사업방식도 신탁 또는 공공재건축 방식을 선택하는 등 많은 희생을 감수했기 때문이다. 실제 당시 분당 내에서 선도지구로 선정된 4개 지역은 지자체의 권고를 받아들여 시범현대·우성을 포함한 3곳은 신탁 방식으로, 목련마을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 공공재건축 방식을 채택했다.
A 대표는 “시범현대·우성은 선도지구 지정을 위해 과도한 ‘풀베팅’을 감행했다”며 “대지면적의 5%를 현금 납부하고, 장수명주택 시공, 12%의 이주주택 공급 약속 등 조건이 만만치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선도지구로 선정되자마자 시범현대아파트와 시범우성아파트의 경우 빠르게 가격 상승이 선반영됐지만, 최근에는 거래가 뜸하다.
심지어 정부가 1기 신도시 재건축의 사업 선정 방식 변화를 공식 선언하면서 기회를 얻게 된 시범삼성한신·한양 단지가 입지 면에서 경쟁력이 더 좋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서현역과 가까우며 세대수도 많아 향후 통합 재건축 시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부분이다. 현지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선도지구에서 탈락했을 때만 해도 (상대적으로)사업성이 더 좋은데도 불구하고 시범 현대·우성과 시세가 맞춰져 주민들의 불만이 있었지만 통합 재건축이 다시 추진되면서 소형 평수 위주 투자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통합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단지 사이에 위치한 중앙상가 처리 문제가 대표적이다. 시범삼성한신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중앙상가 소유주가 약 160명인데, 정비구역 지정에 포함돼있다”고 전했다. 또한 “단지 상가 뿐만 아니라 지엔느, 올림픽스포츠센터 등 주변 상가들도 함께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