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신라호텔·장충아레나에서 열린 제26회 세계지식포럼 '미래 자산, 가상화폐의 힘' 세션에서 리처드 텡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오른쪽)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갖는 디지털 자산의 경쟁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한주형 기자 |
"한국은 매우 역동적이고, 빠르게 변화하며, 혁신적인 사회입니다. 규제 명확성이 높아진다면 가상화폐 시장의 잠재력도 더욱 커질 것입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바이낸스의 리처드 텡 최고경영자(CEO)는 9일 서울 중구 장충아레나에서 개최된 '2025 세계지식포럼(WKF)'에서 한국 가상화폐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이날 '미래 자산, 가상화폐의 힘'을 주제로 열린 오픈세션의 연사로 참석한 그는 "가상화폐가 주류가 되기 위해서는 명확한 규칙과 규정이 필요하다"며 "한국 정부의 가상자산 친화적인 정책 변화는 고무적이다. 현재 가상화폐 산업을 규제하기 위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텡 CEO는 가상화폐 규제가 위험을 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성장과 혁신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매우 기술 친화적이어서 모든 것이 빠르게 진행된다. 하지만 그렇기에 규제가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혁신을 따라잡는 것 역시 극도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자칫 위험 관리를 극단적인 형태로만 본다면 성장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부 주도 성장의 모범 사례로는 아랍에미리트(UAE)를 꼽았다. 그는 "2021년 UAE 정부는 두바이를 중심으로 가상화폐 산업 개발을 시작했다. 당시 두바이에는 블록체인 회사가 거의 없었다"며 "우리는 UAE 정부와 협력해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위험을 관리하는 동시에 업계 성장을 지원하는 '스마트규제'를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이후 지난 3년여간 두바이에 블록체인 회사 수천 개가 새롭게 생겨났다"고 소개했다.
텡 CEO는 향후 스테이블코인이 가상화폐 시장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나 금 같은 자산에 가치를 연동시켜 가격이 안정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을 의미한다. 법정화폐와 가상화폐의 단점을 보완한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송금·결제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그는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500달러 미만의 소액을 송금할 경우엔 수수료가 최대 15%에 달할 수 있다"며 "가상화폐는 즉각적이다. 전 세계 어디서든 24시간 저비용으로 즉시 돈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텡 CEO는 "전 세계 주요 금융기관들은 모두 가상자산과 관련한 계획 및 전략을 갖고 있다. 아마존, 월마트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2017년에는 글로벌 가상화폐 채택률이 1% 미만이었지만 현재는 약 7.5%까지 늘었고, 앞으로 20%까지는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소폭의 가격 조정을 받은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지난해 초, 비트코인 가격이 3만~4만달러 수준일 때 8만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얘기했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좋은 해가 될 것"이라며 "이달에 미국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낮은 금리 환경은 가상화폐 같은 가상자산군에 항상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구체적인 가격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비트코인의 상승 모멘텀은 여전히 강력하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세션에는 인천하늘고 학생 100여 명이 참석해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진행하는 텡 CEO와의 좌담을 경청했다. 텡 CEO는 강단에서 내려오기 전 "우리는 여전히 가상화폐 개발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의 미래는 매우 밝다"며 "남은 우리 모두를 위해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인공지능(AI)에 대해 최대한 많이 배우길 바란다. 흥미진진한 가상화폐의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학생들을 격려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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