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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살인' 35년 누명 쓴 윤동일씨…검찰 "사죄드린다" 무죄 구형

머니투데이 윤혜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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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연쇄살인 9차 사건 용의자로 몰려 옥살이를 한 후 암에 걸려 숨진 고(故) 윤동일씨에게 검찰이 무죄를 구형했다./사진=뉴스1

이춘재 연쇄살인 9차 사건 용의자로 몰려 옥살이를 한 후 암에 걸려 숨진 고(故) 윤동일씨에게 검찰이 무죄를 구형했다./사진=뉴스1


이춘재 연쇄살인 9차 사건 용의자로 몰려 옥살이를 한 후 암에 걸려 숨진 고(故) 윤동일씨에게 검찰이 무죄를 구형했다.

9일 뉴시스에 따르면 수원지법은 이날 윤동일씨 강제추행치상 사건 재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검찰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과거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피고인의 유죄 증거는 수사기관에서의 자백과 피해자의 진술"이라며 "피고인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가혹 행위는 불법임이 확인됐고,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적법절차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을 범인으로 특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오랜시간 불명예를 안고 지낸 피고인과 그 가족에 사죄드린다"고 했다.

윤 씨의 재심사건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최후변론을 통해 작심발언을 이어갔다.

박 변호사는 "피고인은 당시 조서에 서명 날인을 거부하는 등 수사기관이 결론을 정한 수사에 저항했다. 그러나 피고인은 누명을 쓰고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며 "불법구금, 불법연행 등 조작 수사가 검찰에 송치됐을 때 왜 걸러지지 않았을까, 기소된 후 법원에서 왜 걸러지지 않았을까"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30년 전 우리 사회의 수사나 사법 시스템이 성숙하지 못했던 때 이야기로만 볼 수는 없는 사건이다. 그 시대 있던 여러 불법 행위가 조사되고 판결로 남아 여러 형사 사건 재판 과정에서 중요 참고자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아무리 재심사건이라고 하더라도 검찰에서 무죄를 구형한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씨는 1990년 11월15일 발생한 이춘재 연쇄살인 9차 사건 용의자로 불법 연행돼 가족과 연락이 끊긴 상태에서 잠 안 재우기, 뺨 맞기 등 고문을 당하며 허위 자백을 강요받았다. 당시 윤씨의 나이는 19세였다.


DNA 검사 결과 윤씨가 9차 사건 범인이 아님이 밝혀졌지만 비슷한 시기 발생한 다른 강제추행 사건 범인으로 기소했다. 이 과정에서도 경찰과 검사는 불법 체포와 감금, 고문 등 가혹행위로 윤씨에게 허위자백을 강요했고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법은 1991년 윤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윤씨는 판결에 불복해 상소했지만 모두 기각됐고 이듬해 1심 판결을 확정 받았다. 윤씨는 석방된 뒤에도 경찰의 지속적인 미행과 감시를 당했고 10개월 만에 암에 걸려 1997년 9월 사망했다.

이후 2022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춘재 연쇄살인'에 대한 경찰 수사 과정에서 "윤씨를 포함한 용의자들에 대해 광범위한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법원은 지난해 7월 재심 결정을 내렸다.


윤씨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은 오는 30일 열린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있었던 수사관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현재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윤혜주 기자 heyjud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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