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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입국 막히는데…자진출국 아닌 '추방'? 이민수장 말 논란

머니투데이 뉴욕=심재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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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파이브 아이즈' 안보 동맹 정상회의에 참석해 미국 조지아주에서 체포·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런던 로이터=뉴스1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파이브 아이즈' 안보 동맹 정상회의에 참석해 미국 조지아주에서 체포·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런던 로이터=뉴스1


한국 정부가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체포·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을 자진출국 형태로 귀국시키는 방안을 미 당국과 협의 중인 가운데 미국의 이민정책을 총괄하는 국토안보부의 크리스티 놈 장관이 자진출국이 아닌 추방을 언급했다. 추방될 경우 자진출국과 달리 미국 재입국 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되기 때문에 놈 장관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크다.

놈 장관은 8일(현지시간) 미국·영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 국토안보 장관 회의에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했다가 취재진을 만나 "조지아에서의 단속을 통해 구금된 개인들 다수에 대해 법대로 하고 있다"며 "그들은 추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는 최종 퇴거명령 시한을 넘겨서 미국에 머문 것 이상의 범죄 활동을 했다"며 "그들은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한미관계 등을 감안해 자진출국 형태로 사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와중에 미국의 출입국 정책을 총괄하는 장관이 불법과 부정적 의미를 강조하는 '추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놈 장관이 언급한 '추방' 조치는 한국 정부가 미 당국과 조율 중이라고 밝힌 자진출국과는 결이 크게 다르다. 미국 국토안보부나 이민재판소의 허가를 받아 자진출국할 경우 추방 기록이 남지 않아 재입국이 금지되지 않지만 재판을 거치지 않고 이민세관단속국 등에 의해 신속추방 절차로 추방될 경우 미국 이민국적법에 따라 5년 동안 미국 입국이 금지된다.

한국 정부가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을 자진출국 형식으로 귀국시키는 방안을 미 당국과 조율 중인 이유다. 다만 이 경우에도 불법 체류 기간이 180일 초과 1년 미만이라면 3년간 입국이 금지된다. 1년 이상 불법 체류하면 자진출국해도 10년 동안 입국이 금지된다.

종합하면 한국인 근로자들이 전자여행허가(ESTA)나 B-1 비자가 허용하는 체류기한인 각각 3개월, 6개월을 넘기지 않았다면 자진출국으로 귀국 절차가 진행될 경우 미 당국이 명시적으로 재입국을 금지하는 불이익은 없다는 얘기다.



놈 장관의 이날 '추방' 조치 발언이 자진출국을 허가하지 않고 추방하기로 했다는 의미인지, 자진출국을 포함해 포괄적으로 추방이라고 표현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당시 단속에서 체포된 475명 중에서 한국인 300여명 외에 다른 국적자도 있다는 점에서 놈 장관의 발언이 한국인을 특정한 게 아닐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놈 장관의 발언이 말 그대로 추방 조치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한국인 숙련 근로자들의 미국 재입국이 한동안 금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놈 장관이 자진출국을 포함해 추방이라고 표현했다고 하더라도 이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향후 비자 발급 심사 등의 절차에서 불이익을 줄 가능성을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구금자들의 재입국 제한 등에 대한 미 당국의 입장은 이날 밤늦게 워싱턴DC에 도착한 조현 외교부 장관이 오는 9일(미 동부시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직무대행과 만난 뒤 구체적으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놈 장관이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 대부분이 '출국 명령'을 무시해 구금됐다"고 말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미 당국이 대규모 단속 전에 퇴거 명령을 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지만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놈 장관이 "일부는 최종 퇴거명령 시한을 넘겨서 미국에 머문 것 이상의 범죄 활동을 했다"고 언급한 게 미국 현지법인에서 월급을 받은 이들을 적발했다는 의미라면 일부 근로자들이 불법취업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놈 장관은 "이번 사태가 모든 기업이 미국에 올 때 게임의 규칙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도록 하는 훌륭한 기회"라며 "이번 일이 미국에 대한 투자를 억제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미국에 와서 우리 경제에 기여하고 사람들을 고용하고자 하는 모든 기업에 미국 시민을 고용하고 미국 법을 따르며 올바른 방식으로 일하려 하는 사람들을 데려오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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