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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VIBE] 의사 엄융의의 'K-건강법'…화학물질·미세먼지에서 살아남기-②

연합뉴스 이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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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 영문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본인 제공]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본인 제공]



항생제는 종류에 따라 균을 직접 죽이는 살균작용, 균이 더 이상 번식하지 않도록 정지시켜 억제하는 정균작용을 수행한다.

인간의 세포와 세균의 차이점을 이용해 사람에게는 거의 해를 주지 않고 세균만을 죽이는 특성을 이용한다. 그러나 완벽하게 인간 세포와 균을 구별해 균만 죽이는 항생제는 없기 때문에 모든 항생제는 크든 작든 부작용이 있다.

특히 살균제는 기능으로만 보면 항생제와 비슷하나 사람 세포와 세균을 구별하지 않고 모두 죽이기 때문에 항생제와 다르며 사람의 몸에 흡수되면 위험하다. 항암치료제 역시 이 항생제의 원리를 이용해서 만든 것이다.

항생제 주위에서 번식하지 못하는 미생물[엄융의 교수 제공]

항생제 주위에서 번식하지 못하는 미생물
[엄융의 교수 제공]



인간의 정상세포와 암세포의 차이를 구별하면 항암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 하지만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만 죽이는 완벽한 항암제는 아직 없고 대부분의 항암제는 정상세포에도 상당한 손상을 주기 때문에 암 치료가 어렵다.

균을 죽이거나 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내성균이 생겨나 세균 치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항생제 투여율이 높아 내성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원 감염병센터는 2009년부터 5년간 폐렴이나 축농증 등 다양한 감염질환을 일으키는 폐렴구균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79.6퍼센트가 항생제 3종 이상에 대해 내성을 가진 다제내성균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2014년 WHO 보고에 의하면 항생제의 한 종류인 메티실린에 대한 황색포도상구균의 내성은 한국이 67.7퍼센트로 1위인데 독일 16.2퍼센트, 영국 13.6퍼센트, 덴마크 1.2퍼센트에 비해 엄청 높은 수치다.

황색포도상구균의 메티실린 내성률[2014년 WHO 통계]

황색포도상구균의 메티실린 내성률
[2014년 WHO 통계]



내성균이 생기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이 큰 역할을 했다.

항생제를 과용하거나 남용하는 문제는 항생제 내성균의 출현을 낳았다. '연례 공중보건 리뷰'(Annual Review of Public Health)에는 의료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이 임의로 항생제를 처방해 복용하는 것, 그리고 농업 분야에서 성장 촉진제로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이 내성균 문제를 더 악화한다는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의사의 무분별한 항생제 처방 역시 문제다. 사실 일반적인 감기 같은 바이러스 감염성질환에 항생제는 아무 효과가 없다. 그런데도 의사가 부적절하게 항생제를 처방하면 환자들은 불필요한 항생제를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고, 결국 항생제에 대한 내성만 더 커지는 결과를 낳는다.

의사가 항생제 처방을 요구하는 환자에게 더 많은 항생제를 처방한다는 연구도 있다. 항생제를 처방받은 환자 중 25퍼센트 정도만이 실제 항생제가 필요한 환자였다고 하니, 나머지 환자는 필요하지 않은 항생제를 과도하게 복용한 셈이다.

따라서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을 막기 위해서는 환자와 의사 모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유럽연합은 동물의 성장촉진제로서 항생제 사용을 대부분 금지하고 있다. 성장촉진제로 항생제를 과도하게 사용함으로써 항생제 내성균이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가축에 투여된 항생제는 내성균 출현을 가속했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렇게 발생한 내성균이 인간에게도 옮을 수 있으며, 내성균의 경우 기존의 항생제로는 치료가 어렵다. 이런 문제 때문에 유럽과 미국 등지의 여러 기관은 축산물을 포함해 치료 목적이 아닌 예방 차원에서의 항생제 사용을 금지하자는 목소리를 내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12년부터 가축용 사료에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전면 금지됐다.

이처럼 항생제의 남용과 항생제를 투여한 가축 혹은 양식 생물의 섭취가 항생제 내성균 발생의 주요한 원인이지만, 또 다른 요인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이 늘어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병원에서 감염되는 내성균이 많아 훨씬 위험한 상황이다.

저항력이 약한 노인, 병약자, 어린이는 문병 가는 것을 되도록 삼가야 하고 병원에 다녀온 후에는 손 씻기 등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항생제의 독성은 항생제 종류에 따라 다르다. 원칙적으로 그 심각성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모든 항생제는 어느 정도 부작용을 나타낸다. 전신반응으로 쇼크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가벼운 두통 정도로 끝날 때도 있다. 항생제의 종류, 투여 기간, 투여량, 그리고 개인의 신체적 조건 등에 따라 부작용은 제각기 다르게 나타나지만, 일반적으로 발작·두통·현기증이나 무기력증을 유발하는 중추신경계 문제, 설사나 대장염 등 위장계 문제, 빈혈이 생기거나 혈소판이 줄어드는 등 혈액계 문제를 비롯해 간, 신장, 피부 등 신체의 다양한 부분에 악영향을 미친다.

신경계에 이상을 일으키는 신경독성을 지닌 항생제도 많은데, 특히 청각신경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심장에 무리를 주어 부정맥을 일으키는 등 여러 가지 심각하고 치명적인 독성을 띠기 때문에 장기 복용 시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많은 항생제가 개발 후 예상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부작용 때문에 판매 중지되기도 했다.

또 항생제를 복용하면 몸속 미생물의 번식 및 작용을 억제하기 때문에, 몸에 유익한 미생물까지 그 영향을 받아 죽거나 수효가 줄어든다. 즉 항생제는 유익한 세균과 해로운 세균을 구분하지 못하고 모든 세균을 억제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항생제의 작용은 수많은 미생물과 공존하는 인체 또는 동물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항생제 투여가 대장에 사는 유익한 세균인 유산균을 죽이고, 해로운 대장균의 작용을 촉진해 대장염 등의 장질환을 유발한다고 한다.

그러니 항생제는 웬만하면 사용하지 않거나, 꼭 필요한 경우라면 가능한 한 적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 서울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역임. ▲ 영국 옥스퍼드의대 연구원·영국생리학회 회원. ▲ 세계생리학회(International Union of Physiological Sciences) 심혈관 분과 위원장. ▲ 유럽 생리학회지 '플뤼거스 아히프' 부편집장(현). ▲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현). ▲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제학과 의생명과학전공 초빙석좌교수(현).

*더 자세한 내용은 엄융의 교수의 저서 '건강 공부', '내몸 공부' 등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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