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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블루’ 주제곡 만든 佛 작곡가 “영화음악은 감독의 꿈 이뤄주는 것”

조선일보 신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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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서 마스터 클래스 연 에릭 세라
‘레옹’ 등 뤼크 베송 작품 음악 맡아
“영감보다는 실행력이 결과 좌우”
1990년대 카페나 분식점에 흔히 걸려있던 푸른 포스터가 있다. 바다와 하나가 되고 싶던 잠수사의 꿈을 담은 뤽 베송 감독의 영화 ‘그랑블루’(1988)였다. 포스터만큼이나 깊고 푸른 음색의 주제곡 ‘마이 레이디 블루’는 작곡가이자 기타리스트 에릭 세라(66)의 곡이다. 지난 5일 충북 제천예술의전당에서 ‘영화 너머의 영감’을 주제로 마스터 클래스를 연 에릭 세라는 “‘그랑블루’ 음악을 만들기 전 석 달간 지중해에서 잠수 훈련을 받았다”며 “아무런 장비 없이 바다에 뛰어들어 온몸으로 느꼈던 바다의 빛과 소리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영화 '그랑블루'

영화 '그랑블루'


에릭 세라는 지난 4일 개막한 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제천음악상 수상자로 처음 한국을 찾았다. 개막식에서 상패를 받아 들며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정확한 한국어로 감사 인사를 했던 그는 이날 마스터클래스 시간에도 청중에게 먼저 질문을 던지는 등 친근한 자세로 큰 박수를 받았다. “영화음악을 만들 때와 자신의 음악을 작곡할 때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영화음악은 감독의 꿈 안으로 들어가서 꿈을 같이 이뤄주는 것이고, 제 음악을 하는 건 제 꿈을 이루는 것이라는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에릭 세라가 ‘꿈을 같이 이뤄준’ 감독은 뤽 베송이다. 동갑인 두 사람은 18세 때 처음 만났다. 뤽 베송의 첫 영화인 단편 ‘앞뒤’(1981)부터 시작해 장편 데뷔작인 ‘마지막 전투’(1983), ‘레옹’(1994), ‘제5원소(1997), 최근작 ‘도그맨’(2023)까지 모두 그가 음악을 맡았다. “언젠가 영감이 떨어질까 봐 걱정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작곡은 스포츠 훈련과 비슷하다”고 했다. 이어 “반복해서 꾸준히 하면 창의성을 어느 정도 유지해나갈 수 있다”며 “영감보단 실행력이 결과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독학으로 작곡을 공부한다는 한 팬이 “잘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아 두렵다”며 조언을 청했다. 그의 얼굴에 잠시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저 역시 지금도 곡을 쓸 때마다 두렵다”며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은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답했다. “중요한 건 충만한 자부심입니다. 정답을 찾지 말고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나가세요.”

[신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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