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기념촬영을 위해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의 주선으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처음으로 손을 맞잡았다. 여야가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에 뜻을 모았고, 이 대통령은 야당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정 대표가 내란 세력 척결을 촉구하고, 장 대표는 특검법 개정안,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이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 차를 재확인했다.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담은 이 대통령이 양옆에 선 여야 대표에게 악수를 제안하며 시작됐다. 정 대표와 장 대표가 처음으로 오른손을 맞잡았다. 이 대통령은 “보기 좋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이 대통령까지 세 사람이 손을 함께 포갠 채 기념사진을 찍었다.
여야의 상징색인 푸른색과 붉은색이 섞인 넥타이를 매고 회담장에 나온 이 대통령은 머리발언에서 “저는 민주당의 대통령, 민주당 출신의 대통령이긴 하지만 이제는 국민의 대통령, 모두의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며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 가장 큰 책무다. 야당 대표뿐 아니라 야당 정치권 얘기, 야당을 통해 들리는 국민의 목소리를 최대한 많이 듣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정 대표와 악수하려고 당대표 되자마자 마늘하고 쑥을 먹기 시작한 지 미처 100일이 안 됐는데, 오늘 악수에 응해줘 감사하다”고 했다. 사람이 되려고 100일간 마늘과 쑥을 먹었다는 단군신화 속 곰 이야기를 차용해 “사람하고만 악수한다”고 했던 정 대표의 과거 발언을 꼬집은 것이다.
정 대표는 “이러한 중요한 국면에 대통령께서 장동혁 대표님과 악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 대통령께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오늘은 하모니메이커(harmony maker)가 된 것 같다”고 화답했다.
다만 여야 대표는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입장 차를 드러냈다. 정 대표는 “여야가 만난 만큼 비상계엄에 대해 책임 있는 세력들은 국민께 진정 어린 사과를 하고 내란 종식에 서로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민생을 살리고 정치를 복원하고자 한다면 특검 연장 법안이나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에 대해선 대통령이 과감하게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주십사 하는 건의를 드린다”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확답을 하진 않았다고 한다.
이날 오찬에는 화합을 상징하는 비빔밥과 함께 배추된장국, 소고기양념구이와 생선 요리 등 다양한 메뉴가 올랐다. 이 대통령은 오찬 전후로 정 대표와 장 대표와 각각 30분씩 별도의 단독 회동을 했다.
오찬이 끝난 뒤 여야 수석대변인은 나란히 브리핑장에 서서 “회동의 결과를 여야 수석대변인이 함께 국민 앞에서 발표하는 이 모습 자체가 대화의 내용과 결과를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이 전한 회동 분위기는 ‘허심탄회’ ‘화기애애’였다.
장나래 김해정 신형철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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