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목업과 MLCC가 담긴 모래시계. [삼성전기 제공]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조정세 없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에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관련 국내 ‘대장주’ 삼성전기가 ‘신고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2위 MLCC 사업자란 지위에다 미래 먹거리로서 수익성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AI 서버, 자동차 전장, 로봇 특화 고성능 MLCC에 대한 경쟁력 덕분에 투심이 쏠리면서다. 국내 증시 ‘큰손’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율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삼성전기 주가 흐름에 긍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0원(0.11%) 하락한 17만8200원에 장을 마쳤다.
9월 들어 앞서 4거래일 연속 보였던 상승세는 꺾였지만, 지난 5일 장중에는 주가가 18만5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 기록을 또 한 번 경신했다.
삼성전기 주가는 지난 4월 9일 장중 10만8800원까지 내려앉으면서 저점을 찍은 바 있다. 이후 52주 신고가를 찍은 지난 5일까지 5개월가량의 시간 동안 65.90%나 급등했다.
증권가에선 그동안의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삼성전기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 이유의 중심에는 ‘전자산업의 쌀’로 꼽히는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 MLCC 호황이 있다.
삼성전기 부산 사업장. [삼성전기 제공] |
MLCC는 전기를 마치 댐처럼 보관했다 일정량씩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전자기기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해준다. 고주파 특성이 뛰어난 MLCC의 경우 스마트폰, 전기차, 데이터센터 등 전자기기 전반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특히, 인공지능(AI) 서버의 경우에는 일반 서버보다 전력 소모량이 10배 이상 많아 고용량-고전압 MLCC가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삼성전기의 올 상반기 기준 글로벌 MLCC 시장 점유율은 약 25%로 일본 무라타에 이어 세계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삼성전기의 MLCC는 AI 서버용 MLCC에 대한 역량에 강점을 보인다는 점이다. AI 서버용 MLCC에 대해선 삼성전기가 글로벌 시장 판매량의 38%를 생산하면서 무라타와 사실상 과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MLCC 시장은 AI·자율주행·로봇 등에 활용되는 하이엔드(최고급) MLCC와 그 외 시장으로 양극화하고 있다”면서 “특히 고성능 MLCC 시장은 아직 중국 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크다”고 분석했다.
삼성전기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목업. [삼성전기 제공] |
증권가에선 글로벌 빅테크(대형 기술주)의 AI 서버 수요가 ‘과잉 공급’ 논란을 떨쳐내고 여전히 급증 추세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관련 MLCC 가격과 수량의 동반 개선 사이클이 이어지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기 주가에도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MS)는 3일 AI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사업 강화를 위해 데이터센터에 올해만 800억달러(약 117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조현지 DB증권 연구원은 “MLCC 업황은 본격적으로 회복세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따라 삼성전기의 올 3분기 가동률 95%에 대한 가시성도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삼성전기의 실적 역시도 주가 우상향 곡선의 주요 근거 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에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기의 올해 3분기 매출액, 영업이익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81%, 7.11% 증가한 2조8195억원, 2409억원으로 추정한다. 실제 실적이 발표될 경우 해당 수치를 넘어설 것이란 게 증권가의 예상이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년 전보다 12.49% 늘어난 8268억원으로 집계됐다. 내년의 경우 1조100억원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선도 넘어설 것이란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에 맞춰 삼성전기 주가에 대한 증권사들의 눈높이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달 들어 삼성전기에 관한 분석 보고서를 발표한 증권사 7곳 중 하나증권(17만4000→24만원), KB증권(20만→24만원), iM증권(18만→22만원), 메리츠증권(19만→21만원), 키움증권(19만→20만원) 등 5곳이 목표가를 상향했다. 이대로면 삼성전기가 지난 2021년 1월 26일 장중 기록한 ‘사상 최고가’ 22만3000원 경신 도전도 가능하단 이야기다.
국내 증시에서 장기 투자 성향이 강한 ‘큰손’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기 주가 흐름에 긍정적 요인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 5일 기준 삼성전기 외국인 지분율은 36.04%로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에도 업사이클(호황) 구간 대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사업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경우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 세트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고부가 제품 믹스(Mix) 확대를 통해 내년 증익 가시성을 확보했다”며 “하반기 다른 IT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