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사 BOE의 연구원이 디스플레이 기술을 점검하고 있다./조선DB |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이 올해 2분기 세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50%에 육박한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BOE와 비전옥스, CSOT 등 중국 기업이 8.6세대 IT용 OLED 등 차세대 OLED 패널 생산을 위한 대대적인 시설 투자에 나서고 있다. 강력한 중국 내수 시장과 정부 지원금을 바탕으로 차세대 격전지로 떠오른 IT용 OLED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 BOE와 비전옥스, CSOT는 출하량 기준 세계 OLED 시장의 38%를 점유했다. 전 분기 대비 약 3%포인트(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BOE는 점유율 15%로 세계 2위에 자리했고, 비전옥스는 12%로 3위, CSOT는 9%로 5위에 위치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7%로 1위, LG디스플레이는 9%로 CSOT와 유사한 점유율을 기록했다. 에버디스플레이와 티안마 등 중국 기업들의 OLED 시장 점유율을 전부 합칠 경우 시장 점유율은 50%에 육박하는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강력한 내수 시장과 정부 지원금에 힘입어 빠르게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공급망이 성숙해지고 원가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중국산 OLED 패널이 세계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최신 디스플레이 생산 능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디스플레이 생산 능력은 2023년 전세계의 68%에서 2028년 75%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은 8.6세대 IT용 OLED 설비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BOE의 경우 8.6세대 IT OLED에 내년까지 약 1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비전옥스도 2027년까지 8.6세대 IT OLED 양산라인에 비슷한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다. CSOT도 하반기 중 8.6세대 양산 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이는 빠르게 수요가 늘고 있는 태블릿과 노트북, 게이밍용 OLE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8.6세대는 기존 6세대 대비 약 2.25배 더 큰 유리 기판(2290㎜ x 2620㎜)을 사용하는 OLED 패널이다. 생산 효율이 높아 태블릿과 노트북, 모니터와 같은 IT 기기용 OLED 패널 생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2분기 전 세계 OLED 패널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5%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면서도 “적용 분야 별로는 모니터와 노트북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는데 IT용 OLED 패널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더욱 명확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선두 주자인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8.6세대 IT용 OLED 생산 라인에 약 4조10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3분기 삼성디스플레이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8.6세대 IT용 OLED 생산시설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계획했던 일정에 맞추어 현재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주요 설비는 반입이 완료돼 설치가 진행 중이며, 전체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직 8.6세대 OLED 패널 설비 투자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6세대 OLED 패널 기술력을 안정화한 BOE를 제외하면 비전옥스와 CSOT는 위협을 느낄 만한 수준의 기술력이 확보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중국 정부의 지원금 정책에 8.6세대 OLED 설비 투자를 발 빠르게 단행한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디스플레이업계를 위협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다만, LG디스플레이의 설비 투자가 늦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가 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