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는 30일 오후 7시부로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시 일원에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31일 강원 강릉시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상류에서 한 관계자가 포크레인으로 물길을 내고 있다. 2025.8.3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극심한 가뭄으로 재난 사태가 선포된 강원 강릉시가 지난 6일부터 대규모 수용가(需用家) 대상으로 제한 급수를 실시한 가운데 시민들은 혼란스러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 7일 대규모 수용가를 대상으로 제한 급수가 실시된 이후 강릉 지역 맘카페에는 '페트병에 소변을 본다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저희 남편, 물 나오는 시간까지 페트병에 소변을 모아 놓고 내일 물 나오는 시간에 (변기에 넣고) 한꺼번에 내리겠다고 하더라"라고 적었다.
이어 "아빠가 그런다니까 아들도 그러겠다고 하더라. 역시 생활력 강하다"라며 "나중에 병은 재활용 말고 종량제에 잘 처리해서 버리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자인 저는 어쩔 수 없다. 받아놓은 물 부어서 내리려고 한다. 다들 변기에 쓸 물 만큼은 꼭 미리 받아놓고 준비하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한 회원은 "우리 집은 가족 수대로 요강 구매했다. 한 변기 쓰는 게 위생적으로 좋지 않을 것 같아서 각자 모아놨다가 누가 대변 누면 한꺼번에 버린다"고 털어놨다.
강릉지역에 극심한 가뭄으로 제한급수가 시작된 가운데 7일 강원 강릉시 홍제동의 한 아파트 게시판에 제한급수와 상수도 단수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5.9.7/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
또 다른 회원은 "우리 막내도 주말에 '소변 후 물 내리기 금지' 방송 듣고 한두 번 안 내리더니 냄새난다고 페트병에 싸겠다고 하더라. 그리고 제가 소변 눌 때 같이 버리라고 한다"며 일화를 공유했다.
이외에도 "우리 집은 소변을 한 번에 같이 본다. 자기 전에 한 명씩 화장실 간다. 싼 사람이 다음 사람 부르고, 또 다음 사람 부른 다음에 마지막 사람이 물 내린다", "우리 집도 그런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지만 살려면 어쩔 수 없다", "요강 쓰고 양동이에 물 길어 쓰고 웃픈 현실이다", "훗날 이 생각과 실천을 웃으면서 회상하는 날도 오겠지요" 등 댓글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갑자기 단수를 마주해 당황스럽다는 성토가 쏟아지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미리 공고한 건 알지만 생수는 주고 단수해야지", "갑자기 단수가 웬 말이냐?", "물 안 받아놨는데 단수다" 등 반응이 나왔다.
한 회원은 "아파트 물탱크에 물이 별로 없어서 오늘내일 중으로 단수된다고 방송 나오니까 윗집에서 세탁기 계속 돌린다.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라며 "단수되면 세탁 못 하는 마음은 이해되는 데 이럴 때일수록 더 아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분노했다.
이에 회원들은 "사정을 모르니까 단언할 수 없다. 저도 2주 묵힌 거 그저께 겨우 세탁했다. 그동안 쌓인 빨래가 많았나보다 생각하는 게 좋지 않을까", "타지역 가서 해오면 좋겠지만 모두가 어떻게 그러겠냐? 단수 예상이면 또 언제 빨래할 수 있을지 몰라서 마음 급해져서 저라도 그럴 것 같다", "모아서 하는 걸 수도 있으니까 너무 예민해지지 말자" 등 서로를 위로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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