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강동·송파구 등 서울 동남권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사거리에서 양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
폭우·폭염 등 극한 기상현상이 물가를 일시적으로 교란하는 데 그치지 않고 1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고온충격은 강수충격보다 상대적으로 긴 기간 동안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극한기상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일 최고기온이 섭씨 1도(℃) 더 오르는 고온충격 발생 시 3개월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057%포인트(p), 1년간 0.055%p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최다강수량이 10㎜(밀리미터) 증가하는 강수충격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을 3개월간 0.039%p, 1년간 0.033%p 높였다.
보고서에서 정의한 고온·강수 충격은 월별 일최고기온·일최다강수량과 과거 월별평균 간의 차이로 계산했다. 극한 기상상황은 과거 30년의 평균값을 크게 벗어나는 기상 상황을 뜻한다. 최근 나타난 폭우·폭염 등이 포함된다.
강수충격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이 15개월 이후 사라지는 것과 달리 고온충격으로 인한 물가상승은 24개월 이후에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정인 한은 지속가능성장실 과장은 "고온충격은 일시적인 물가 교란뿐 아니라 소비자의 소비패턴 변화, 생산자의 가격 조정 경로 등을 통해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기상충격 강도가 커질수록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비선형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일반적인 고온 충격 발생 시 12개월간 물가상승 압력은 0.03%p 수준이었지만, 극한고온 충격이 있었을 땐 0.56%p까지 확대됐다.
품목별로 보면 상품물가는 농·수산물을 중심으로 고온·강수 충격 모두에 뚜렷한 상승압력을 받았다.
서비스물가는 고온 충격에는 상승압력을, 강수 충격에는 하락압력을 받는 경향이 나타났다. 서비스의 경우 고온 충격이 노동생산성을 낮추고 운영비를 높여 생산비용 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반면 강수 충격은 서비스 수요 감소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극한기상 현상을 포함한 기상청 기후전망을 반영해 미래 물가상승률 변화를 추정한 결과, 극한기상 현상 심화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후대응 노력이 지연되면서 지구온난화가 가속된다면 고온충격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이 △2031~2050년 중 0.37~0.60%p △2051~2100년 중 0.73~0.97%p로 현재(0.32~0.51%p)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연 과장은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선 농·축·수산업 등 기후 취약 부문의 생산성과 공급안정성을 확보하고 재난 대응 인프라 등 기후 적응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보험·금융 관련 안전장치를 구축하고 극한기상 현상이 일상화되는 상황에 대비해 중장기적 시계에서 실물·금융경제, 통화정책 운영 여건 등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책 연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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