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조지아주 한국 근로자 구금 사태와 관련해 오락가락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이번 사안과 관련해 한국관계가 긴장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에는 대통령실을 통해 “내 생각에는 그들은 불법 체류자였고, 이민세관단속국(ICE)는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라던 것과 대치된다. [AP] |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300여 명이 미 이민 당국에 체포된 사건이 발생하자 이재명 대통령도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다. 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를 약속한 직후라 상황은 더욱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한국 근로자 구금 사태와 관련해 기자들을 만나 ‘이번 사태로 한미 관계가 긴장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상황을 살펴보겠다고 했다. 지난 5일 대통령실이 “내 생각에는 그들은 불법 체류자였고, 이민세관단속국(ICE)는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한 것과 크게 다른 입장이다.
당시만 해도 트럼프가 국내 정치를 생각해 ‘불법이민자 100만명 추방’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답변을 했지만 미국 언론조차 ‘외자유치를 한다면서 이민단속을 강화하는 것이 모순이 있다’는 투로 비판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사태는 정상 외교의 성과와 투자 약속이 미국 현지의 노동·이민 규제 문제 앞에서 무력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군다나 기업들은 관세정책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민 문제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갈수록 악화하는 미국 내 사업 환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양국 경제 협력을 강조하며 “미국의 제조업 르네상스에 함께하겠다”고 밝힌지 불과 며칠 만에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은 아이러니라는 평가다.
이에 대통령실은 “한미 양국은 사건의 조기 해결을 위해서는 구금된 우리 국민 전원이 전세기로 신속하고 무사하게 귀국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세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미국 내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대로 우리 국민들을 전세기를 통해 일괄 귀국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여론은 ‘뒤통수를 맞았다’며 들끓고 있다. 특히 손과 발, 허리에 족쇄를 찬 한국인들이 줄줄이 버스에 태워지는 모습이 보도되자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들이 감옥보다도 열악한 환경에 구금됐다는 보도는 격앙된 여론에 불을 지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3500억달러라는 초대형 투자를 약속하고서도 미국이 한국 근로자들에 행사는 태도를 부각시키면서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비난하고 나섰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우리 외교정책도 더 이상 우호적일 수만은 없다면서 일정부분 강경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에서 계속 이렇게 압박에 나서면 우리와의 협력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해야한다”면서 “무작정 미국 하자는데로 할 수는 없다. 특히 이런 사태가 반복되면 국내에서도 반미감정이 안 생긴다는 보장도 없다는 점을 강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날 “(한국과) 정말 좋은 관계다. 알다시피 우리는 방금 무역 협상을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이 나라에 배터리에 대해 아는 인력이 없다면, 우리가 그들을 도와 일부 인력을 불러들여 배터리나 컴퓨터 제조, 선박 건조 등 복잡한 작업을 하도록 훈련시키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인력을 교류해야 한다. 전문가들을 불러들여 우리 국민을 훈련시켜 그들(미국인)이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 정부가 배터리와 자동차 등 제조업과 관련해 한국에 거액의 투자를 나선 기업들에 대해서 비자혜택을 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오랜 기간동안 추진해왔던 대한(對韓) 취업비자 발급 연간 쿼터제가 이번 기회로 만들어질 수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미국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전문직 취업 비자(H-1B)나 주재원 비자(L1·E2)를 받아야 하는데 미국은 일부 국가들에 한해 쿼터제를 두고 대량 발급해 주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염승열 법무법인 이제 미국변호사 “트럼프 정부의 상징인 마가(MAGA)의 핵심 어젠다가 이민자 문제와 제조업 부흥인 점을 감안했을 때 이 둘은 언젠가는 충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이번 기회를 계기로 타 국가들과 비교해 우리 수준에 합당한 정도의 비자 쿼터제를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게됐다”고 했다. 서영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