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국민의힘이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엘지(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이 ‘내란 특검 수사 탓’이라는 주장을 펴 입길에 오르고 있다.
7일 국민의힘은 지난 4일(현지시각) 이민세관단속국이 대대적인 단속 작전을 펼쳐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한 475명을 구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 배경에 특검 수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현안 관련 긴급회의에서 “미군 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것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유감 표시가 이번 사태와 전혀 관련 없는 것인지 대통령이 직접 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그런 분(종교인)들에 대해서 압수수색을 한 것이 과연 트럼프 대통령과 또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 있는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측근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줬을까라고 하는 점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내 교회와 군부대 수색에 관한 우려를 나타내는 글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점을 또다시 걸고넘어진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주장은 관련 당국이 수개월에 걸쳐 이번 단속을 준비해 왔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 스티븐 슈랭크 국토안보수사국 조지아주 담당 특별수사관은 5일(현지시각)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개월에 걸친 형사 수사를 통해 증거를 수집하고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관련 문서를 모아 그 증거를 제출함으로써 법원으로부터 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단속 작전의 배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세력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성향 정치인의 신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외국 기업이 조지아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불만에서 비롯된 신고였다.
아울러 정식 취업 비자 발급 관문이 좁아지자 단기 상용비자 등을 발급받아 국내 노동자들을 투입한 우리 기업들의 편법적인 고육책이 이번 사태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 외국 기업의 대미 투자를 압박하면서도 대대적 이민 단속으로 투자를 사실상 방해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모순적 태도와 여러 구조적 문제점이 작용해 이번 사태가 발생한 셈이다. 국민의힘이 이런 점을 외면한 채 섣불리 ‘내란 특검 수사 탓’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내란 특검의 군부대 등 수색에 대해서는 한-미 정상회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 오해라고 생각한다”며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국 군대를 직접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군의 통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설명을 받아들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유감스럽다(regrettable)”며 “(이 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국과 훌륭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입장을 새롭게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미국 내에 관련 기술을 아는 사람이 부족하다면 외국의 전문가들이 들어와 미국인들을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국과 훌륭한 관계를 맺고 있다. 정말 좋은 관계다. 우리는 방금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며 “그 문제를 살펴보겠다. 그들(한국)이 말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번 사태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유감 표시”라는 국민의힘 주장이 나온 지 하루 만에 이와 배치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나온 셈이다.
여당에서는 “거짓 선동”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와중에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 탓을 하며 거짓 선동을 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도대체 어느 나라 정당이냐”며 “취업비자 쿼터 할당 문제는 윤석열 정권에서 해결했어야 하는 문제 아니냐. 자신들의 외교정책 실패를 자성하기는커녕,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재명 정부에게 잘못을 떠넘기고 정쟁화하는 국민의힘의 적반하장이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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