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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재미 피아니스트 이인현 “다음 작품요? 클래식 100대 명장면이 될듯요”

헤럴드경제 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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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편견 깬 ‘클래식 클라스’ 첫편 이어
4년만에 ‘클래식의 심장, 유럽을 걷다’ 출간
클래식 본고장 유럽 5개국 발품 팔며 취재
시대 초월 거장들의 흥미진진한 스토리
가슴뛰는 유럽음악 축제이야기 등 현장감
여전히 ‘클래식=지루함’ 그 공식 깨고 싶어
북오션출판사 “클래식고향 동행하는 느낌”
클래식은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책을 써온 재미 피아니스트 이인현. 그는 최근 클래식 본고장 유럽 5개국을 돌아다니며 클래식 현장감을 짙게 물들인 ‘클래식의 심장, 유럽을 걷다’(북오션 출판)는 책을 출판했다. 클래식 대중화를 위해 썼던 ‘클래식 클라스(Classic Classㆍ2021)’에 이어 4년만에 2탄의 책을 낸 것이다. 헤럴드미디어그룹 본사를 최근 찾은 그는 앞으로도 계속 클래식은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깨는데 열심히 작품활동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클래식은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책을 써온 재미 피아니스트 이인현. 그는 최근 클래식 본고장 유럽 5개국을 돌아다니며 클래식 현장감을 짙게 물들인 ‘클래식의 심장, 유럽을 걷다’(북오션 출판)는 책을 출판했다. 클래식 대중화를 위해 썼던 ‘클래식 클라스(Classic Classㆍ2021)’에 이어 4년만에 2탄의 책을 낸 것이다. 헤럴드미디어그룹 본사를 최근 찾은 그는 앞으로도 계속 클래식은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깨는데 열심히 작품활동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다음에 쓸 책 주제는 아마 클래식 명장면 100선(選)이 될 것 같습니다.”

재미 피아니스트이자, 클래식에 푹 빠진 인생을 사는 이인현 피아니스트(이하 이인현)가 헤럴드미디어그룹 본사를 지난 1일 방문했는데, 첫마디로 ‘다음 책은 무엇을 낼 것인가’라고 물었을때 돌아온 답이다. 이인현은 최근 ‘클래식의 심장, 유럽을 걷다’(북오션출판사)는 책을 냈고, 이 소식은 여러 매체를 통해 신간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저자에게 다음엔 무슨 내용으로 출판할 것인가라고 하는 것은 사실 바보같은 질문이다. 책을 낸뒤 뿌듯함 뒤에 당분간 피곤함이 동반한 허무 속으로 빠져들곤 하는 저술의 속성상 이런 속내를 밝히라는 것은 무례한 일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럴 이유는 충분히 있다.

클래식이라는 음악 영역을 과감히 넓히는 데 천착하고 있던 이인현을 수년전 만난 적 있다. 그때 그는 클래식 클라스(Classic Classㆍ2021ㆍ북오션출판사)라는 책을 낸 후였다.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기여하고 싶어 처음으로 클래식 책을 썼다고 했었다. “클래식 하면 사람들이 엄청 어려워하는 것 같아요. 근데 클래식은 우리 일상의 시(詩)처럼 편안한 것이거든요. 편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 느끼면 되는데, 클래식의 고정된 틀에 대중들이 너무 연연하는 것 같아 그걸 깨고 싶었어요.”

그때 그는 또 말했다. 담번에 만나면 클래식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 발품을 팔고 다니며 클래식 역사 장소를 누빈 것을 책으로 담은 것을 내놓고 싶다고. 이번 클래식의 심장 격인 유럽 각지를 돌며 그 현장감을 책에 충실히 담았으니 그날의 약속은 그가 지킨 셈이다. 한번 내뱉은 말을 실천한 사람은 신뢰가 생기는 법이다. 그러니 그가 후속작으로 내놓을 책에 관심이 생겼고, 그것을 물어본 것이니 그리 바보같은 물음은 아니었을 것이다. 확신한다. 이인현이 다음 작품으로 클래식 역사에서 파격적인 선을 그었던 100가지 명장면을 엮어 아름다운 클래식 책을 낼 것이라고.

암튼 그건 다음 일이고, 이번에 낸 ‘클래식의 심장, 유럽을 걷다’ 책 속으로 들어가보자. 먼저 이인현은 누굴까.

끼 많던 어린이 이인현, 피아노 만남

이인현은 어린시절 끼가 매우 많은 아이였다고 한다. “놀이공원 댄스대회에 나가서 파이널까지 가 보기도 했어요.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부르고 춤추는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피아노와의 만남 역시 어린시절 이뤄졌다. 어느날 앞집 언니를 따라 피아노학원을 갔고, 그게 피아노와의 첫 만남이었다. 7살때 우연히 피아노 대회에서 나갔는데 긴장하지 않고 숨겨져있는 끼를 발산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큰 상을 받았단다. “그 이후 선생님이나 부모님께서 제가 음악적인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꿈이 피아니스트가 됐던 것 같습니다.”

11살 나이로 오디션에 발탁돼 광주시립교향악단(지휘 니콜라이 디아디오우라)과 협연도 했다. 어린 시절엔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법. 피아노를 손에 놓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그렇듯 사춘기를 지나면서 많은 고민을 했고, 다른 일에 대한 바람도 가져봤다고 한다. 하지만 피아노로 마음을 정착시켰다. “결국 음악은 나와 운명이었고 운명에 이끌리듯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자신의 미래에 대해 방황하기도 했는데, 광주예술고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음대에 다닐때 가장 심각했단다. 당시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방향을 틀어 법 쪽에 인생을 걸까, 머릿속은 혼란스럽기만 했다. “아버지가 굉장히 무뚝뚝하셨거든요. 어느날 계기가 있었는데, 아버지는 제가 음악을 하는 것에 매우 자랑스러워하시고 좋아하신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 사실은 제겐 다시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킬만한 큰 사건이었습니다.” 여느 집도 그렇겠지만, 아버지와 딸의 특수관계(?) 속에 뭔가 사연이 있었음을 짐작케한다.

이왕 음악으로 인생 코스를 정한만큼 대학원을 준비했다.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이 공존하는 곳을 찾았고, 미국행을 결정했다. 보스턴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석사를 거쳐, 보스턴대학교 대학원 음악학 피아노전공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처음 미국에서 공부를 시작했을 때, 언어에 대한 부분 때문에 좌절이 많았습니다. 토플 공부와 생활영어 정도 뿐이었던 제게 영어강의와 레슨은 쉽지 않았어요. 매번 녹음해서 듣고 또 들으며 레슨과 수업을 해 나갔습니다.”

전세계에서 음악을 잘한다는 학생들이 몰린 곳이라 처음부터 웬지 모르게 주눅이 들었고, 열심히 연습을 해도 나아지지 않는 것 같아 보이는 피아노 실력으로 힘든 시절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자존감을 높아져갔고 피아노 실력도 눈에 띄게 발전됨을 느낄 수 있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시간은 외로움과 그리움의 연속이었지만 이 또한 스스로를 더 성숙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이런 인내를 거친 음악 내공은 오늘날 이인현의 음악적 삶이자 자긍심 바탕이 됐다.

왜, 클래식의 심장인 유럽인가
세계적인 피아노 연주자이자 클래식 음악을 쉽게 소개하는 도슨트인 저자 이인현은 전작 ‘클래식 클라스’ 이후 4년만에 신간 ‘클래식의 심장, 유럽을 걷다’를 쓰기 위해 유럽 5개국을 틈나는대로 돌아다녔다고 한다. ‘클래식은 어렵고 따분하다’는 고정관념을 연주 또는 저술로 타파해온 그가 유럽을 테마로 한 것은 바로 유럽이 클래식의 본고장이기 때문이다.

“클래식 음악하면 빼놓을 수 없는 다섯나라가 있어요. 바로 유럽에 있는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이탈리아 입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인현은 유럽의 클래식을 재발견하기 위해 틈나는대로 유럽행 비행기를 탔다. 순전히 자비로 하다보니 돈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시간이 되면 무조건 유럽에 갔어요. 유럽 5개국을 샅샅이 훑으며 그 나라 클래식 거장들과 명곡, 그리고 음악 축제에 대해 취재했어요.”

그러니 ‘클래식의 심장, 유럽을 걷다’는 저서는 책상에서 앉아서 쓴 게 아닌 엄청난 발품이 깃들여진 생동감 만점의 작품이다. “클래식 역사와 음악, 거장의 얘기를 엮어 더 쉽고 재미있게 클래식음악의 매력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클래식의 심장, 유럽을 걷다’(출판사 북오션) 신간 표지.

‘클래식의 심장, 유럽을 걷다’(출판사 북오션) 신간 표지.



출판사 측은 피아니스트인 저자가 어렵고 딱딱한 이론이 아닌,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클래식 음악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전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유럽 음악 축제에 대해 검색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출판사가 ▷피아니스트가 안내해주는 음악 여행 ▷시대를 초월한 거장들의 흥미진진한 스토리 ▷내 플레이리스트를 꽉꽉 채울 명곡들 ▷그리고 가슴 뛰는 음악 축제 이야기 등을 책소개 키워드로 내세운 것은 이때문에 설득력을 갖는다.

출판사 측은 서평을 통해 “이인현은 이번 책으로 ‘클래식은 지루하고 어렵고, 느끼며 듣는데 진입장벽이 존재한다’는 편견을 깨뜨리고자 한다”며 “서양 음악사에서 가장 중요한 다섯나라를 선정해 직접 그 나라에 가서 거장의 흔적을 찾고, 명곡을 들으며, 음악 축제를 경험한 뒤에 마치 친구가 이야기하듯 편안한 문체로 그 매력을 전달하는데 성공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책 1장에서는 영국의 하이든, 프랑스의 드뷔시, 이탈리아의 로시니, 독일의 바그너처럼 각 나라를 대표하는 클래식 음악 거장들의 드라마틱한 삶을 스토리화한다. 2장에서는 대표적인 명곡들을 감상 포인트와 함께 친절하게 해설해준다. 마지막 3장에서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등 유럽에서 열리는 각양각색의 음악 축제를 직접 체험하고 그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함영림(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명예교수)은 추천사를 통해 “서양음악을 나라별 특징과 시대별 흐름, 대표적인 작곡가들을 중심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으며, 그 점에서 기존의 책들과는 다른 신선함이 느껴진다. 특히 유럽의 다양한 음악 페스티벌을 직접 경험한 바탕 위에서 소개하며 표 예매 방법, 교통편 안내까지 세심히 담아낸 따뜻한 설명은 독자에 미소를 짓게 하며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바람을 품게 한다”고 했다.

김명전(학교법인 한세대학교 이사장 겸 기독교복음방송 대표이사)은 “이 책은 단순한 안내서가 아니라, 음악을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하는 산책의 기록이다. 저마다의 사연, 시대의 변화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음악이 어떻게 피어나고 전승돼 왔는지, 그리고 오늘날 우리에게 어떻게 닿아오는지 감동적으로 그려낸다”고 표현했다.

‘클래식의 심장, 유럽을 걷다’는 2025년 8월 18일 발행, 분야는 예술>음악>클래식, 판형 145×215mm, 268쪽.

■이인현=피아니스트이자 클래식 해설가, 음악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연주와 교육, 집필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예술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균형있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광주예술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를 거쳐 미국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에서 석사 및 전문연주자과정을, 보스턴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카네기홀, 조던홀, 예술의전당, 금호아트홀 등에서 다수의 연주회를 열었고,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다양한 오케스트라 및 음악 페스티벌 무대에서 활약했다. 보스턴 대학교에서 후학을 지도했으며, 한국성서대학교 강사, GOODTV 문화예술전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첫 책 ‘클래식 클라스’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제1회 우수 오디오북 콘텐츠로 선정됐다. 그는 코리아헤럴드와 남도일보에 클래식 칼럼을 연재 중이다. BelAir Music Foundation의 아티스트 디렉터로서 연주 기획과 클래식 강연 활동을 병행하며,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폭넓은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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