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에서 삼성전자가 전시한 스마트 모듈러 홈 솔루션을 보기 위해 관람객들이 줄을 서 있다. [삼성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베를린)=김현일 기자] “이 집은 충남 천안에서 제작해 3개월 동안 배를 타고 이곳 독일까지 건너왔습니다. 여기서 하루만에 조립해 보여드리는 겁니다”(박찬우 삼성전자 부사장)
삼성전자는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218㎡(66평) 규모의 이색적인 집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삼성전자가 이번 IFA 전시관 야외 한복판에 설치한 집은 차세대 주거 모델로 주목받는 모듈러 주택이었다. 모듈러 주택은 마치 레고 블록처럼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삼성물산이 충남 천안에서 제작한 모듈러 건축물은 배에 실려 3개월 만에 독일에 들어왔다. 기본적인 외관은 삼성물산이 만들었다면 내부는 삼성전자가 채웠다. 모듈러 건축물에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가전과 스마트싱스 기술 등을 결합해 ‘스마트 모듈러 홈 솔루션’을 이번 IFA에서 처음 선보였다.
박찬우 삼성전자 부사장은 “모듈러 주택의 방음과 단열, 바닥난방 품질은 삼성물산이 만드는 래미안 아파트 수준으로 제작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IFA를 기점으로 모듈러 건축에 AI 홈 기술을 더한 ‘스마트 모듈러 홈’ 솔루션을 본격 상용화할 것”이라며 “AI 홈으로 진화한 모듈러 홈의 저변 확대를 위해 국내외 건설사와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에서 삼성전자가 전시한 ‘스마트 모듈러 홈’의 거실 모습.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는 특히 유럽이 단독 주택이 많고 에너지 절감을 중요시하는 만큼 모듈러 주택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고 현지 시장 공략에 돌입했다. 모듈러 주택 내부의 삼성전자 AI 가전까지 묶어 판매하는 만큼 가전 사업의 실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직접 둘러본 모듈러 주택 내부는 일반 주택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침실부터 거실, 화장실, 다목적실, 주방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집이 그대로 구현됐다.
거실과 주방은 삼성전자 TV·에어컨·냉장고·세탁건조기·청소기 등으로 채워졌고, 가전과 집안의 각종 조명·센서 등은 삼성전자 스마트싱스로 연결됐다.
사용자는 입주 후 간편한 등록과정만 거치면 곧바로 삼성전자의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솔루션이 결합된 집 한 채를 갖게 되는 셈이다.
삼성 스마트싱스 앱의 ‘AI 절약 모드’는 알아서 모듈러 주택 내부 가전·공조 제품의 에너지 사용을 줄여주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에 민감한 유럽 소비자들에게 특히 효과적이다.
삼성전자는 “유럽의 삼성전자 드럼세탁기 기준 최대 70%까지 에너지 절감할 수 있고, 나머지 제품들도 스스로 에너지를 줄이도록 한번에 설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에서 삼성전자가 전시한 ‘스마트 모듈러 홈’. [삼성전자 제공] |
침실에 있는 조명과 공조 기기는 사용자의 수면에 최적화한 상태로 설정된다. 집안 보안 상태도 확인할 수 있어 사용자가 안심하고 잠들 수 있도록 했다.
다목적실은 OLED TV와 모니터, IoT 조명과 공조기를 설치해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환경을 구현했다. 이곳에서 ‘게임모드’를 실행하면 조명과 커튼, 에어컨 등이 알아서 작동하며 최적의 엔터테인먼트 환경을 만들어준다.
모듈러 주택은 위로도 쌓을 수 있어 복층 형태로 조성이 가능하다. 단지 형태로 들어서는 경우 관리자는 대시보드를 통해 전체 단지의 냉난방공조 시설의 운전 상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싱스를 B2B용으로 확장한 스마트싱스 프로로 원격 유지보수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모듈러 주택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파트너십을 진행하고 있다. 유럽 내 에너지 기업들과 협업해 모듈러 홈에서 에너지 생산·저장·사용까지 통합 관리하는 ‘넷 제로 홈(Net Zero Home)’을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글로벌 각지에서 차세대 주거 환경인 ‘스마트 모듈러 홈’을 통해 삼성전자의 AI 홈을 미래가 아닌 일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