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佛 ‘미스트랄’ 최대주주로…유럽서 가장 가치있는 AI기업 등극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프랑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미스트랄 AI(Mistral AI)의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 이번 투자로 미스트랄은 유럽 내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AI 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ASML이 미스트랄의 시리즈C 자금조달 라운드에 13억유로(약 2조 1165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전체 투자 유치 규모는 17억유로(약 2조 7678억원)이며, 이번 라운드를 통해 미스트랄은 투자 전 기업가치로 100억유로(약 16조 2815억원)를 인정받았다. 이는 유럽 AI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번 투자로 ASML은 미스트랄의 이사회 의석도 확보할 예정이다.

미스트랄은 딥마인드 출신 아르튀르 멍슈와 메타 출신 연구원 티모테 라크루아, 기욤 랑플이 2023년 공동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오픈AI, 구글 등 미국 빅테크와 경쟁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엔비디아로부터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해 6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 투자 유치는 유럽 기술 주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ASML과 미스트랄이라는 유럽 기술 선도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유럽이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ASML은 최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급하는 기업이다. 주요 고객사로는 TSMC와 인텔 등이 있으며, 장비 한 대당 가격은 약 1억8000만달러(약 2501억원)에 달한다. ASML은 AI 기술을 활용해 자사 장비의 생산 효율성과 성능을 높이고 있으며, 미스트랄의 데이터 분석 및 AI 기술을 접목해 추가적인 제품 개발에도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SML의 이번 투자 자문은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해당 은행은 관련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한편, 오픈 AI 기업가치는 지난 3월 3000억달러(416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며, 최근에는 5000억달러 기업 가치로 주식 매각을 추진한다는 소식도 나왔다. 앤스로픽은 최근 130억달러를 유지하며 1830억달러(225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