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샐러디 본사에서 만난 안상원(왼쪽), 이건호 공동대표는 “샐러디를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키워 세계인의 건강한 식습관 형성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샐러디 제공 |
“해외 곳곳에 매장을 늘려 맥도널드의 빅맥처럼 세계 어디서나 집이나 직장 근처에서 손쉽게 건강한 샐러드 한 끼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샐러디’ 본사에서 만난 안상원(35), 이건호 공동대표(36)는 현재 두 곳인 해외 매장을 100여 곳까지 늘리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한때 한국에서 에피타이저에 불과했던 샐러드가 건강식 수요에 힘입어 이제는 ‘한 끼 식사’로 자리 잡았다”며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쉽게 볼 수 있는 맥도널드와 서브웨이 같은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생 창업 연합동아리에서 만난 두 공동대표가 2013년 창업한 샐러디는 ‘가성비’와 ‘패스트푸드형’ 모델을 내세운 샐러드 전문 프랜차이즈다. 서울 선릉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에 350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출은 2018년 약 44억 원에서 지난해 371억 원으로 7년 만에 9배에 가깝게 뛰었다. 최근에는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6월 미국 콜로라도주 웨스트민스터에 첫 매장을 냈고 이달 8일 대만 가오슝에 마스터 프랜차이즈 직영 1호점을 연다. 다음 달 필리핀 진출도 앞두고 있다.
대학생 창업 연합동아리 워크숍 회식 때 처음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은 창업에 대한 가치관이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 자리에서 공동 창업을 약속했다. 이들은 1년 뒤 본격적인 사업 준비에 나섰다. 아이템은 이 대표가 군 복무 전 떠난 미국 여행에서 접한 샐러드 전문점에서 착안했다. 이 대표는 “당시 미국에서도 샐러드를 한 끼 식사로 판매하는 전문점이 막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국내에서도 다이어트나 건강식 수요가 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외식업 경험이 전무했던 두 사람은 기초부터 몸으로 익혔다. 안 대표는 글로벌 외식 기업의 체계적인 매뉴얼을 배우기 위해 한국맥도날드 매장에서 3개월간 주 3, 4회 근무하며 조리와 매장 운영 방식을 익혔다. 이 대표는 낮에는 학교 수업을 듣고 저녁에는 요리학원 기초반에 등록해 기본적인 칼질부터 하나하나 배워 나갔다.
이 대표는 “창업 전 100종이 넘는 드레싱 조합을 하나씩 맛보고, 그중 몇 개를 추려 지인들을 대상으로 소규모 시식회를 열며 대중적인 입맛을 찾아갔다”고 말했다. 전국 맛집을 다니며 한국인에게 익숙한 맛을 찾아 샐러드화하는 시도도 꾸준히 해 나갔다. 들기름 막국수에서 착안한 ‘우삼겹 메밀면’, 시즌 한정 ‘타코 쉬림프랩’ 같은 메뉴가 대표적이다.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연어 깍두기’ 콘셉트의 샐러드도 메뉴 테스트 중이다.
샐러디는 ‘샐러드의 핵심은 원물’이라는 철학 아래 전용 농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2021년부터 전북 진안의 농업법인과 손잡고 3만3000m²(약 1만 평) 규모의 ‘샐러디팜’을 조성해 자사 메뉴용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두 대표는 최근 K푸드 열풍이 이제 막 첫발을 뗀 샐러디의 글로벌 확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샐러디는 미국, 대만에서 채소에 불고기, 삼겹살 등 한식 토핑에 고추장 비빔 소스를 더한 K푸드식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K푸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샐러디에도 큰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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