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행안부 소속 중수청’에 검찰 내 “아무도 안 갈 것···중대범죄 수사력 약화 뻔해”

경향신문
원문보기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및 정부조직 개편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및 정부조직 개편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여당이 7일 검찰청을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쪼개는 정부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검찰 관계자들은 이미 예상했던 결과라면서도 중수청의 법무부 소속이 무산된 데 대해선 우려와 실망을 드러냈다. 이달 말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이후 검찰개혁 방안 공론화 과정에서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은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고위당정협의회 종료 후 검찰 입장을 묻는 말에 대검찰청 관계자는 “평상시대로 주어진 업무에 충실하는 게 검찰의 역할”이라고만 답했다. 이전부터 검사들 사이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수사·기소 분리를 공약하고 당선된 만큼 공소청과 중수청으로의 분할은 피할 수 없을 거란 전망이 대다수였다.

다만 중수청을 행정안전부 장관 소속으로 두기로 한 데 대해선 “전 국가적인 중대범죄 수사 역량 약화가 불 보듯 뻔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간 법무부와 검찰은 행안부에 중수청,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기관이 집중되면 통제가 어려울 수 있고, 중대범죄 수사 노하우가 축적된 검찰 수사 인력들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으로 옮기려 하지 않을 거라며 중수청을 법무부에 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 검사장은 “중수청으로 가게 되면 ‘검사’ 대신 ‘수사관’으로 가야 하는 데다 더구나 행안부 소속이면 경찰에게 치인다고 생각을 하므로 아무도 갈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중수청이 제2의 공수처가 될 것 같다. 일이 거의 안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검찰청이 해체되더라도 검찰이 해오던 중대범죄 수사를 누군가는 해야 한다면서 “수사·기소권을 모두 가진 특검(특별검사)이 상시화되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3개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검사와 수사관이 200명이 넘는 상황에서 행안부 소속 중수청으로 가지 않으려는 이들이 줄줄이 사직할 경우 인력 부족으로 인한 수사지연 문제가 더 심각해질 거란 우려도 나왔다.

향후 세부적인 검찰개혁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보완수사권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신설될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는 검찰개혁안의 핵심 쟁점이다. 법무부와 검찰은 공소청에 제한적인 보완수사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사기관의 인권 침해를 방지하는 검찰의 본래 창설 이유를 살리려면 중수청 등에 대한 최소한의 사법통제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강경파는 공소청에 보완수사요구권만 줘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일선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검사가 서류만 가지고 기소 여부를 판단할 경우 실체적 진실 발견과는 동떨어지게 된다”며 “(문재인 정부 때 진행한)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없어진 뒤 생긴 보완수사요구권이 검·경간 ‘핑퐁’으로 수사지연 문제를 낳은 면이 있는데, 이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윤석열 기소 명태균
    윤석열 기소 명태균
  2. 2불가리코리아 압수수색
    불가리코리아 압수수색
  3. 3트럼프 황금열쇠 선물
    트럼프 황금열쇠 선물
  4. 4한화 오웬 화이트
    한화 오웬 화이트
  5. 5이이경 용형4 하차
    이이경 용형4 하차

경향신문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