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데어라이엔 머그컵 |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유럽의회 좌우 정치그룹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각각 추진 중이라고 유로뉴스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지난 7월에도 불신임안이 제기됐으나 의회 표결 끝에 살아남은 바 있다.
유럽의회 교섭단체 좌파(the Left) 대변인 토머스 섀넌은 "집행위원회가 노동자를 희생시키고 그린딜(녹색산업정책)을 파괴해 우리가 지향하는 모든 가치에 반하고 있다"며 불신임 발의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좌파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무대응,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MERCOSUR)과 자유무역협정(FTA)도 문제 삼고 있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좌파는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이탈리아 오성운동(M5S), 스페인 포데모스(Podemos) 등 급진좌파 정당들이 만든 교섭단체로 전체 의석수는 46석이다.
집행위원장 불신임 투표를 부치려면 유럽의회 재적 720명 가운데 72명 의원의 서명이 필요하다. 녹색·유럽자유동맹(Greens/EFA) 소속 이탈리아 의원 4명도 좌파의 불신임 투표 발의에 동참하고 교섭단체 내에서 추가 서명을 모으고 있다.
유럽의회 |
극우·강경우파 모임인 유럽을위한애국자(PfE)도 불신임안을 따로 준비 중이다. 프랑스 국민연합(RN)과 이탈리아 동맹(Lega), 헝가리 피데스(Pidesz) 등이 모인 PfE는 소속 의원이 85명이어서 다른 교섭단체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불신임안을 제출할 수 있다.
PfE는 7월 초 유럽보수와개혁(ECR)이 주도한 불신임안에도 찬성표를 던졌다.
유럽의회 규정에는 표결 이후 2개월 안에 새 불신임안을 발의하려면 재적 10% 아닌 20%(144명)의 서명을 받게 돼있다. 이 때문에 좌파와 PfE가 불신임안을 먼저 내기 위해 경쟁할 가능성이 크고 첫 표결은 10월 중 이뤄질 전망이라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다만 불신임 투표가 이뤄지더라도 찬성표가 탄핵 요건인 전체 투표의 3분의 2를 넘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 폰데어라이엔이 속한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이 188석을 차지한 데다 두 번째로 의석이 많은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136석)도 불신임에 부정적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왼쪽), 에마뉘엘 마크롱 |
2019년 12월 취임해 연임 중인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집행위를 독단적으로 운영한다고 해서 비판 진영에서 '유럽의 황후'로 불린다.
지난 7월 불신임 투표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백신을 불필요하게 대량 구매하고 계약 내용을 비밀에 부쳤다는 비판에서 비롯했다.
진보 진영은 폰데어라이엔 첫 임기 때 간판 정책이었던 그린딜이 최근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크게 후퇴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폰데어라이엔은 2019년 독일 국방장관에서 물러나 EU 집행위원장으로 옮길 때도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유럽의회 최대 교섭단체가 내건 후보를 우선 검토한다는 원칙을 깨고 회원국 정상들 밀실 합의로 후보에 지명됐기 때문이다. 당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EPP 원래 후보였던 독일 출신 만프레트 베버 의원을 강하게 반대해 결국 폰데어라이엔을 내세우는 쪽으로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와 타협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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