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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수백조원 투자 韓 기업, ‘불법 단속’ 날벼락… 사업 차질 불가피

조선비즈 김지환 기자 ;윤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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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조지아주의 LG에너지솔루션-현대차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회사)을 급습해 한국인 수백 명을 구금하자 미국에 진출한 국내 다른 기업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기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요구에 따라 기업별로 수조~수십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지에서 공장을 건설 중인 반도체 업계와 국내 배터리 업계는 ICE의 추가 단속에 대비해 자체 점검에 나섰는데, 사업장 완공 지연 등 사업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ICE 등은 지난 4일(현지 시각) HL-GA 배터리 회사에서 불법 체류자 단속을 벌였다. LG에너지솔루션 소속 47명(한국 국적 46명·인도네시아 국적 1명)과, HL-GA 배터리 회사 관련 설비 협력사 소속 인원 250여 명 등 총 300여 명이 구금됐다.

미국 이민 당국이 단속을 강화하면 반도체·배터리 업계의 타격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금까지는 관행적으로 전자여행허가(ESTA)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 뒤 간단한 업무를 처리해 왔다. 지난 4일 ICE 단속에서 300명 안팎의 한국인이 구금된 것은 이들 대부분이 공장에서 일하는 데 필요한 비자를 발급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배터리는 수율(收率·생산품 중 정상품 비율)이 중요해 국내 전문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 하지만 전문직 취업(H-1B) 비자나 주재원(L1·E2) 비자를 발급받으려면 수개월이 걸리고 이번 단속으로 인력 파견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나 배터리는 수율을 잡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수율은 기계나 인력만 투입한다고 곧바로 올라오는 게 아니다. 전문 인력이 가진 노하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기업 대미 투자 현황./각사 제공

국내 주요 기업 대미 투자 현황./각사 제공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370억달러(약 51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공장을 확장하고 있다. 외관 공사는 어느 정도 끝났지만, 반도체 생산을 위한 각종 장비는 아직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도 38억7000만달러(약 5조3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과 연구·개발 시설 구축에 나선 상태다. 2028년 양산이 목표이며 아직 착공은 이뤄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 특성상 공장 내부 장비 투입은 사업 수주 후 결정된다. 발주한 곳의 필요에 맞춰 장비나 설비를 정해야 해 미국 현지 인력을 고용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했다. 이어 “전문직 취업(H-1B) 비자 등을 발급받는 데 여러 달이 걸려, 완공 시점뿐만 아니라 향후 투자 계획을 실행하는 것도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삼성전자 제공



배터리 업계도 비자 발급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고, 단속 문제를 확인하고 있다. SK온은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현대차와 각각 합작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총 7조원을 투입해 건설 중인 현대차와의 합작 배터리 공장은 현재 90% 정도 지어진 상태로, 내년 상반기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온이 포드와 함께 세운 배터리 합작법인은 켄터키주에 1·2공장을, 테네시주에 3공장을 짓기로 했다. 총 규모는 15조9000억원이었다.


삼성SDI는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 ‘스타플러스 에너지(StarPlus Energy)’를 설립하고 미국 인디애나주에 배터리 합작 공장 두 곳을 짓고 있다. 미국의 제네럴모터스와도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합작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협력사의 비자 발급 현황도 확인하고 있다. 혹시 모를 추가 단속에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조지아주(州) 잭슨 카운티에 자리한 SK온 배터리 공장 전경. /SK온 제공

미국 조지아주(州) 잭슨 카운티에 자리한 SK온 배터리 공장 전경. /SK온 제공



김지환 기자 (jh@chosunbiz.com);윤예원 기자(yewon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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