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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50돌 내한 독주회 예핌 브론프만 “섬세한 뉘앙스 자유롭게 탐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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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이 9월21일 내한 독주회를 연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이 9월21일 내한 독주회를 연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67)은 여전히 활동이 왕성한 ‘현역’이다. 클래식 전문 사이트 ‘바흐트랙’은 그를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바쁜 피아니스트’ 6위로 선정했다. 1위 다닐 트리포노프(34), 2위 유자 왕(왕위자·38), 3위 알렉상드르 캉토로프(28), 4위 키릴 게르슈타인(46), 5위 조성진 등 젊은 연주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1~10위 가운데 60대 이상은 그가 유일하다. 자기 관리 잘하고 음악에 집중하는 연주자라는 걸 보여준다.



최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도 그의 신실한 면모가 잘 드러난다. “목표는 늘 같아요. 끝없이 배우고 음악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며, 음악의 진실을 청중과 진솔하게 나누는 것이죠.” 그는 “피아노 없는 삶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했다.



국제 무대 데뷔 50돌을 맞아 내한하는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67)이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국제 무대 데뷔 50돌을 맞아 내한하는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67)이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그가 오는 2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국제 무대 데뷔 50주년을 기념하는 독주회를 연다. 국내에서 협연 무대엔 간혹 올랐지만 리사이틀은 2001년 이후 24년 만이다. 그는 대화에 비유해 오케스트라 협연과 독주회의 차이를 설명했다. “오케스트라 협연이 멋지고 다층적인 대화라면, 독주 리사이틀은 훨씬 더 개인적인 대화죠.” 그는 “섬세한 뉘앙스를 자유롭게 탐구할 수 있는 무대가 독주회”라며 “집중력 있고 열정적인 한국 청중과 감정적 연결을 나누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50년 연주 여정에서 고비가 없을 수 없다. “부상, 어려운 레퍼토리, 나에 대한 의심의 순간 등 여러 도전에 직면했지요. 그때마다 음악 그 자체가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는 “피아노와 사랑하는 작품들로 돌아올 때마다 새로운 힘을 얻는다”고 했다. 그가 음악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도 “악보에 대한 정직함, 작곡가에 대한 존중, 그리고 음악에 깃든 더 깊은 의미에 대한 끝없는 탐구”다.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이 2015년 런던 심포니 협연 당시 손가락에 피를 흘리며 연주한 피아노. 슬립트디스크 누리집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이 2015년 런던 심포니 협연 당시 손가락에 피를 흘리며 연주한 피아노. 슬립트디스크 누리집

음악에 대한 그의 진심을 널리 알린 일화가 있다. 2015년 런던 심포니와 협연 도중 손가락에서 피가 흘렀지만, 그는 연주를 멈추지 않았다. 손가락에 날카로운 조각이 박혀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했는데, 상처가 벌어지면서 피아노 건반에 핏자국이 번졌다. “그 순간엔 연주를 멈춘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어요. 음악이 저를 이끌었고, 관객과 오케스트라가 저랑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 연결을 결코 놓칠 수 없었다”고 당시 순간을 기억했다.



이번 독주회는 그의 음악 세계를 응축해 보여주는 무대다. 1부는 슈만의 ‘아라베스크’와 브람스의 ‘소나타 3번’이다. 브론프만은 “슈만과 브람스의 관계는 분명하다. 서로 다르지만 동시에 깊이 연결돼 있다”고 설명한다. 2부에서 들려줄 드뷔시 ‘영상 제2권’에 대해선 “섬세하게 변화하는 빛의 세계”라고 표현했다.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7번’에 대해선 “전쟁 시기의 폭발적인 강렬함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뷔시에 이어 프로코피예프가 연주될 때는 마치 음향적 충격파처럼 느껴질 텐데, 바로 이 극적인 대비가 프로그램 전체를 통합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브론프만은 “드뷔시에서 시작된 근대의 목소리가 어떻게 발전해 프로코피예프 같은 작곡가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는 게 흥미로울 것”이라고 했다.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이 9월21일 내한 독주회를 연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이 9월21일 내한 독주회를 연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그는 올가을엔 바이올리니스트 아네조피 무터, 첼리스트 파블로 페란데스와 함께 ‘피아노 트리오 프로젝트’에 나선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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