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6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친선경기에서 승리한 후 관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캡틴’ 손흥민(LAFC)이 이제 ‘안방’이 된 미국 무대에서 성공적인 평가전을 치르며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기대를 더욱 높였다.
손흥민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미국과의 친선 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월드컵 모드’로 전환해 개최지 적응에 나선 홍명보호는 북중미 강호이자 홈팀인 미국을 상대로 강력한 전방 압박과 튼튼한 수비벽을 앞세워 무실점 승리를 따내는 성과를 냈다.
무엇보다 ‘원톱’ 손흥민의 원맨쇼가 돋보였다. 대표팀과 전 소속팀 토트넘에서 측면 공격수를 맡았던 손흥민은 이날 3-4-3 포메이션에서 원톱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았다.
대표팀에겐 미국 원정이었지만 손흥민에겐 홈경기나 다름없었다. 장기간 비행 이동도, 시차도 겪지 않은 손흥민은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다 전반 18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1992년생 동갑내기 이재성(마인츠)이 왼쪽에서 찔러준 침투패스를 받은 뒤 주저 없이 강력한 왼발슛을 날려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눈빛만 봐도 아는 절친 콤비는 상대 수비라인을 정확한 타이밍으로 허물었다.
손흥민은 이날 A매치 52호골을 기록, 한국인 A매치 통산 최다득점의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58골)과 격차를 6골로 좁혔다.
손흥민은 이동경의 추가골도 도왔다. 전반 43분 이재성과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 문전까지 돌파한 손흥민은 수비수들이 달려들자 오른쪽의 이동경에게 볼을 내줬고 이동경이 이를 영리한 힐킥으로 마무리해 골문을 갈랐다.
손흥민이 6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친선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동료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 |
후반 18분 벤치로 복귀한 손흥민은 “공격 지역에선 어느 포지션도 자신이 있었다”며 “오늘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자기 기량을 잘 보여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몸을 낮췄다.
‘손톱’(손흥민 원톱) 카드로 기분좋은 승리를 이끈 홍명보 감독도 손흥민의 활약에 합격점을 줬다.
홍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이 득점은 물론 1차 수비 저지선 역할까지 해줬다”칭찬하며 “손흥민이 팀을 잘 이끌어줘서 선수들도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손흥민의 득점을 축하하고, 오늘 승리는 우리 대표팀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기용한 것에 대해 홍 감독은 “손흥민은 스트라이커뿐만 아니라 왼쪽 날개도 맡을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라며 “지금 대표팀의 전술에서 손흥민의 수비 부담을 좀 덜어주면서 그가 가진 장점을 살릴 수 있었던 게 첫 번째 득점 장면이었다”고 답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골 장면에 대해 “(이)재성 선수와 오래된 호흡으로 만들어낸 골”이라며 “그런 각도에서 운 좋게 가끔 골을 넣었는데, 오늘도 운 좋게 원하는 곳으로 골이 들어갔다. 득점에 성공해서 조금은 편하게 경기해서 참 다행”이라고 말했다.
최근 ‘캡틴 교체설’ 논란까지 겪었던 손흥민은 이날 어김없이 주장 완장을 차고 나와 흠없이 선수들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항상 나보다 팀을 위해 어떻게 도움이 될지 생각하고 플레이한다”면서 “모든 선수가 잘해서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또 선수들이 자신 있는 플레이로 후회 없이, 해 보고 싶은 플레이를 펼쳤다는 거 자체가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친선경기를 하면서 이동 시간도 줄었고, 날씨도 미리 적응해보고 하는 것들이 경기에 분명히 도움은 됐다”면서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 노력을 하고 있다. 오늘 경기에선 모든 선수가 다 좋은 활약을 해줘서 만족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이 ‘월드컵의 땅’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로 이적한 뒤 첫 A매치에서 마치 홈그라운드처럼 맹활약하면서 9개월 앞으로 다가온 북중미 월드컵의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한 달여 전 이적설이 나돌 당시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기에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며 미국 이적을 사실상 시인했던 손흥민이 안방같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또한번 월드클래스의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