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3사(CU·GS25·세븐일레븐) 점포수 |
편의점 외형 축소가 본격화하고 있다. 과도한 출점 경쟁으로 점포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점포 수 확장보다는 고수익 점포 중심 출점에 나선 까닭이다. 특히 업계 선두였던 CU·GS25 마저 점포내실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내수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온라인으로 시장 재편이 가속화한 점도 편의점 성장 정체를 가져온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향후 편의점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점포별 경쟁력 갖추기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 편의점 점포 수 매월 평균 100개씩 감소…외형 축소 본격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7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편의점 3사(CU·GS25·세븐일레븐) 점포 수는 4만8003개로 지난해 말(4만8722개) 대비 700개 이상 줄어들었다. 지금까지 매월 평균 100개 점포가 정리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다.
편의점 점포가 지속 줄어드는 것은 업계 선두인 CU·GS25도 적극적인 출점전략보다는 내실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영향이 크다. 편의점 점포 수 1위 CU도 올해 출점 목표를 낮췄다. 연간 점포 순증 목표치를 기존 700개에서 300개를 낮춘 것이다. 그간 CU는 매년 점포 수가 800~900개씩 늘어왔었다.
한국 편의점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른 상태다. 이미 수년전 '편의점 왕국' 일본을 넘어섰다. 인구 대비 편의점 매장 수를 비교하면 국내 편의점은 국민 910여명당 한 개꼴로 일본(2200여명당 한개)의 두 배 이상이다.
시장이 포화에 이르자 편의점 기업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매출이 줄어든 달이 올해만 4개월(2월·4월·5월·6월)이다. 특히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상반기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2%, 7.3%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는 더욱 눈에 띄고 있다. 업계 투톱인 CU와 GS25 모두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했다. 지난 상반기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영업이익 92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GS25는 762억원으로 17% 줄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적자가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
◇ 내수 침체 장기화·온라인으로 유통시장 재편 등 영향
편의점 업계는 매출이 저조한 데에 대해 올해 초 계엄·탄핵·날씨 영향으로 내수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면서 편의점을 찾는 발걸음이 줄어든 것으로 설명한다. 편의점 구매 건수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유통업계 시장 구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재편된 영향도 있다. 더욱이 e커머스도 소용량 상품을 지속 선보이고 있고, 또한 상품을 몇시간 내 받아볼 수 있도록 택배·배달이 빨라지면서 편의점 고객을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유통은 전년 대비 15% 성장하면서 전체 유통 매출 비중의 50.6%를 차지하며, 오프라인을 넘어섰다.
또한 다이소와 같은 경쟁 채널의 성장도 편의점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 올 하반기도 점포내실화 전략 올인
편의점 4사 모두 공격적 출점 전략보다는 수익형 점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CU는 기존점의 매출 증가를 위해 점포의 이전 및 확대 등 상권 최적화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신규점의 경우에도 우량점 중심의 개점 전략과 함께 중대형 점포를 전략적으로 늘리면서 전체적인 매출 선방을 이뤘다는 평가다.
GS25는 올해 개별 점포의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둔 '이익 중심의 내실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규 출점 시 검증된 기존 소매점의 전환, 스크랩앤빌드(기존점을 더 좋은 입지로 옮기는 활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크랩앤빌드를 통해 가맹점은 입지(상권), 매장 면적, 상품 구성 측면의 경쟁력 강화 효과를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GS25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스크랩앤빌드가 이뤄진 가맹점은 1000여점으로 확인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200점에 달하는 가맹점을 대상으로 '스크랩앤빌드' 활동을 추진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올해도 점포내실화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세븐일레븐은 고매출 우량입지의 신중한 신규 출점 정책과 함께 기존점 리뉴얼을 확대한다. 특히 차세대 가맹 점포인 '뉴웨이브'와 같은 점포의 점포 매출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이마트24도 수익성 높은 점포 위주의 출점과 함께 기존 가맹점 매출 증대를 위해 상품력 강화와 차별화된 마케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점포 모객을 위해 품목 다양화, 편의점에서만 찾을 수 있는 차별화 상품 등 개발에 열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CU와 GS25는 여러 제약사와 협업해 지난달부터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선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 역시 연내 건기식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유명인과 협업을 통한 차별화 상품도 줄을 잇고 있다. GS25는 안성재 셰프와 손잡고 하이볼을 선보였고, CU는 가수 지드래곤의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과 협업해 하이볼을 지속 출시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편의점이 굉장히 과밀하게 출점을 이어오면서 외형 성장을 지속했지만, 현재는 효율화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이라며 “이제는 편의점들이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를 더욱 확대하며 점포당 매출액을 늘리고,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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