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센스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에서 RGB 미니 LED TV에 대해 “자신이 원조(Origin)”라고 강조했다. 베를린=박지영 기자. |
[헤럴드경제(베를린)=박지영·김현일 기자] “단 하나의 TV를 산다면요? 삼성이나 LG TV 살 겁니다. 하지만 한국 브랜드는 유럽의 TV 시장에서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 브랜드에 곧 역전당할 겁니다.” (그리스에서 온 길리안 씨)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25에 참가한 TCL, 하이센스, 창홍 등 중국 가전 부스를 살펴보니 삼성·LG 제품을 떠올리게 하는 TV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달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115인치 마이크로 RGB TV를 선보인 가운데 TCL과 하이센스도 RGB TV라는 이름을 붙인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하이센스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에서 전시한 RGB 미니 LED TV. 베를린=김현일 기자 |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RGB TV는 후면 광원을 백색 LED가 아닌 10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로 줄인 RGB(빨강·초록·파랑) 컬러 LED를 사용해 색 재현력과 명암 표현력을 대폭 향상시킨 것이 강점이다. QLED TV의 색 재현력이 85~90% 수준인 반면, 삼성 마이크로 RGB TV는 100%를 달성했다.
반면, 하이센스가 올 1월 미국 CES 2025에 이어 이번 IFA 2025에도 들고 나온 116인치 RGB 미니 LED TV의 미니 LED는 크기가 100~500㎛ 수준으로 더 크다. 소자가 작을수록 색상·밝기를 보다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더 앞섰다는 평가다.
中 “우리가 원조, 세계 리더” 홍보전…삼성 “가짜 속지마” 직격
하이센스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에서 자사 RGB 미니 LED TV의 역대 제품을 나란히 전시하며 향상된 화질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맨 오른쪽이 최신 제품이다. 베를린=김현일 기자 |
하이센스는 이번 IFA 2025에서 자사 RGB 미니 LED TV가 ‘원조(Origin)’라고 강조하며 전시관의 대부분을 ‘세계 최대’ 116인치 RGB 미니 LED TV를 소개하는 데 할애했다.
TCL 역시 전시관 초입에 163인치 RGB 마이크로 LED TV를 세워 RGB TV 경쟁에 뛰어들었다. ‘세계 최대’ 수식어를 붙인 115인치 QD(퀀텀닷)-미니 LED TV도 작년에 이어 또 전시했다.
TCL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에서 선보인 163인치 RGB 마이크로 LED TV. 베를린=김현일 기자. |
TCL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 전시관에서 스스로를 “대형 스크린 미니 LED TV의 리더”라 칭하며 홍보했다. 베를린=김현일 기자. |
TCL은 스스로를 “대형 스크린 미니 LED TV의 리더”라 칭하며 AI 색감 증진 기술을 적용한 QLED 기술에선 세계를 이끌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TCL 관계자는 “번인 현상도 없다는 점이 (OLED TV보다) 더 낫다”며 자사의 기술을 과시했다.
하지만 TCL과 하이센스의 QLED TV는 ‘퀀텀닷(QD·양자점) 없는 QLED TV’라는 비판 속에 미국 등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퀀텀닷 소재를 적용한 TV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하는데 중국 업체들이 허위광고로 속였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 전시관에 QLED 기술을 설명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중국 기업을 겨냥한 듯 ‘가짜를 사지말고 진짜를 사세요(Buy Real Not Fake)’라는 문구를 붙였다. 베를린=김현일 기자. |
삼성전자는 이런 중국 기업의 행보를 겨냥한 듯 이번 IFA 전시관에 ‘진짜 QLED’ 기술을 설명하는 공간을 별도로 조성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가짜를 사지말고 진짜를 사세요(Buy Real Not Fake)’라는 문구까지 붙이며 중국 기업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김원종 삼성전자 VD사업부 마케팅그룹장은 “보통 광원은 백색인데 진정한 QLED는 청색이다. 노란색의 퀀텀닷 시트와 만나 정말 강한 백색 빛을 낸다. QLED의 색 재현력이 높은 이유”라며 “QLED 기술을 두고 논쟁이 있는데 우리는 10년 넘게 기술이 축적된 ‘리얼 QLED’다. 이걸 말하고 싶어 별도 섹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더 프레임’ TV를 연상시키는 하이센스의 ‘데코(Deco) TV’. 베를린=박지영 기자. |
LG전자의 ‘스탠바이미’와 흡사한 하이센스 TV. 베를린=김현일 기자. |
이외에도 하이센스는 삼성전자의 ‘더 프레임 TV’나 LG전자의 ‘스탠바이미’를 연상시키는 제품들을 올해도 배치했다. 중국 창홍은 TV를 갤러리처럼 활용할 수 있는 ‘월페이퍼 TV’를 전시하는 등 ‘삼성·LG 베끼기’는 여전한 모습이었다.
“韓 기술력 좋지만…저렴한 中 역전 가능성도”
중국의 ‘베끼기’ 공세에도 현장에서 만난 유럽 소비자들은 한국 브랜드를 더 신뢰하는 분위기였다. 유럽 국적 관람객 5명에게 ‘딱 하나의 TV를 산다면 무엇을 살 것인지’ 물어봤더니 5명 모두 “삼성·LG가 만든 한국 제품을 사겠다”고 답했다.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가전기업 창홍은 월페이퍼(Wallpaper) TV를 내놨다. 베를린=박지영 기자. |
이탈리아 기자 프란체스코 그라지아니 씨는 “LG TV는 내가 원하는 색감을 정확히 구현하고 선명하다”며 “내구성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독일 베를린에 사는 다니엘(40) 씨는 “이번 IFA에 참가해 처음으로 TCL과 하이센스를 알게 됐다”면서도 “삼성의 OLED 기술 때문에 삼성 TV를 구매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브랜드는 인지도 면에서 아직 한계가 뚜렷한 모습이었다.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기업은 스포츠를 활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하이센스는 피파(FIFA) 월드컵과, TCL은 올림픽과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하이얼 부스에서는 레알 마드리드 출신 프랑스 축구 스타 클로드 마켈렐레가 등장해 제품을 홍보하기도 했다.
IFA 2025에서 TCL(위)은 올림픽과, 하이센스는 피파(FIFA) 월드컵과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한 사실을 알렸다. 베를린=박지영 기자. |
유럽에서의 인지도는 여전히 한국 브랜드가 앞서지만,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한 중국 업체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리스에서 온 길리안(60) 씨는 “딱 하나의 TV만 사라면 프리미엄 TV인 삼성전자나 LG전자의 TV를 살 것”이라면서도 “가격적인 측면을 무시하긴 어렵기 때문에 (삼성과 LG가) 단기간 내 선두 자리를 중국 기업에 뺏길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실제로 유럽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는 이미 두 자릿수 점유율을 확보했으며, 프리미엄 TV 부문에서는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