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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와 진흥을 어떻게 한 바구니에" 갈팡질팡 기후에너지부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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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대선 공약, 기후에너지부 신설
환경부 편입안 유력 검토되며 우려 지속 제기
산업부 내부는 물론 여당서도 반대 목소리 나와
늦어지는 개편에 산업부·산하기관 인사 정체 中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8월 28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8월 28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던 기후에너지부를 두고 정부는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발전으로 전기 수요가 폭증하는데 ①에너지 정책의 주도권을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가 나눠 가지거나 ②규제 중심의 환경부로 아예 넘기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의견들이다.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산업부 에너지 정책실은 물론 산하기관들까지 인사 이동 등 조직 다지기 작업도 미뤄지는 모양새다.

환경부가 키 잡는 기후에너지부 우려 계속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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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민주당이 대선 당시 낸 이재명 후보 정책공약집에 따르면 초창기 기후에너지부의 개념은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정책을 연계한 기후·에너지 정책 컨트롤타워'였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 수요는 많아짐과 동시에 재생에너지 100%(RE100) 인증 요구나 탄소 배출 규제의 강도가 강해지면서 에너지 믹스를 어떻게 꾸릴 것인가가 산업 경쟁력을 유지·강화하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됐다. 그래서 이때만 해도 산업 정책을 주관하는 산업부가 중심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고 내부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환경부로 흡수 개편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환경부는 규제 중심의 부처인데 에너지 진흥 업무를 동시에 맡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지적이었다. 민주당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의원들도 줄곧 반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위 소속의 한 의원은 "에너지 정책이 관련 전후방 산업을 함께 일으키며 가야 하는데 환경부에서 이를 해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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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가스·석탄 등 화석연료를 맡는 자원산업정책국원전 수출을 담당하는 원전전략기획관은 산업부에 남기기로 한 안이 알려지며 비판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에너지 정책에 혼선이 커질 거라는 점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에너지 믹스가 중요한데) 이렇게 찢어지면 과연 제대로 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희귀 광물도 아닌 석유·가스를 자원이라며 산업부에 남긴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일부에서는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기후 업무를 산업부로 넘기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산업과 에너지가 함께 발전해야 하는 엄중한 시기이고 한미 상호 관세 협상에서 1,000억 달러어치 미국산 에너지를 사겠다는 카드를 발 빠르게 내놓을 수 있던 점도 같은 맥락이라는 얘기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후보자 시절부터 "AI 시대에서 머리가 반도체·데이터센터라면 심장은 에너지"라며 둘을 떼어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산업부 숨죽이며 동태 살피기... 주요 자리는 장기 공석



8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제428회 국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이철규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8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제428회 국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이철규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조직 규모가 쪼그라들 위기에 처한 산업부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숨죽이고 있다. 특히 인사 이동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이호현 차관이 맡고 있던 에너지정책실장 자리는 두 달 넘게 공석 상태다. 각종 에너지 공공기관들도 마찬가지다. 전력거래소는 몇 달째 이사장이 없고, 한국수력원자력·한국석유공사 사장과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임기가 끝났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부처의 모습이 확정되지 않다 보니 중요한 자리에 임명이 늦어지고 있어 문제가 많다"며 "휴일이 10일 가까이 되는 이번 추석을 정전 없이 잘 보낼 수 있을지도 걱정"이라고 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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