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 리포트' 정성일 "공감 못 하지만...사적제재 왜 나왔나 생각해 봤으면" [mhn★인터뷰②]

(MHN 장민수 기자) 배우 정성일이 영화 '살인자 리포트'를 통해 연쇄살인범 역할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살인자 리포트' 영훈 역 정성일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살인자 리포트'(감독 조영준)는 특종에 목마른 베테랑 기자 선주(조여정)에게 정신과 의사 영훈(정성일)이 연쇄살인을 고백하는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정성일은 이번 작품으로 첫 스크린 주연으로 데뷔하게 됐다. 그러나 그가 '살인자 리포트'를 택한 건 비중이나 캐릭터보다도 대본이 가진 매력이 컸다고.

그는 "너무 내 취향이었다. 스릴러를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작품 선택하는 기준은 내가 이걸 한 번에 읽었나, 뒤가 계속 궁금해지는 이야기인가 하는 것들이다. 내가 재미없게 본 걸 대중이 재밌게 볼까 생각이 든다"라며 "살인자 리포트는 뒤가 계속 궁금해서 한 번에 읽게 됐다.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다른 배우에게 뺏기지 않으려고 빨리 하겠다고 답변을 드렸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마치 연극처럼 두 인물의 대화 위주로 구성된 극이다. 새로운 형식의 작품이라는 점도 정성일을 사로잡았다. 그는 "없던 형식의 영화다. 좁은 공간에서 이뤄지는 대화. 기자와 연쇄살인마의 바둑, 체스 같은 이야기다.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생각하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어필했다.

이야기에 끌려 출연을 결정했지만 역할이 만만치 않았다. 영훈은 정신과 의사이자 연쇄살인범이다. 일상적으로 접하는 캐릭터가 아니었기에 배우로서 많은 고민이 요구됐다.

그는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니다. 살인은 내 삶에 없으니까"라며 "대신 영훈이 겪은 일처럼, 나한테도 그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면서 시작했다. 공감은 안 되더라도 찾으려고 노력을 했다. 그만큼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는 부분에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에 관해서는 "전문성을 갖고 심리 상담하는 장면은 많지 않았다. 전문직에 대한 것을 연구하기보다는 눈앞에 있는 승주에 집중하려 했다"라며 "어떻게 사이코드라마를 구현할까, 기싸움을 통해 설득할까 하는 방법적인 것들, 신뢰를 주는 방식에 대해 고민했다"라고 전했다.

영훈은 환자를 치료한다는 명목하에 살인으로 대신 복수를 자행한다. 자칫 사적제재를 정당화한다는 위험한 메시지가 전해질 수도 있다. 정성일 또한 그 부분을 예의주시하며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그는 "결코 미화될 수 없는 캐릭터다. 법을 어겼고, 사적 제재도 있어서는 안 된다. 다크히어로처럼 보이면 안 된다는 건 명확했다"라며 "다만 그런 상황에서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수 있었겠느냐 하는 질문을 던지면 좋겠다 싶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적제재에 관한 생각도 밝혔다. 정성일은 "그 말이 왜 나왔을까를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모든 사람이 법이 평등하다고 생각했으면 그런 말이 나올까"라며 "그런 일이 더는 안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사진=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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