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아동을 납치하려 한 20대 남성 일당이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출처 = 연합뉴스] |
“20대들이 장난으로 할 짓이에요?”
“전과도 있다는데, 제 정신 아닌거죠.”
“경찰은 왜 처음에 헛소문이라고 한건지...”
서울 서대문구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20대 남성들이 아동을 납치하려 한 일이 사실로 밝혀지며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어린 자녀들에게 “낯선 사람을 주의하라”고 신신당부에 나섰다.
5일 서울 시내 초등학교 곳곳에선 등하굣길 자녀를 마중 나오러 온 학부모들로 북적거렸다. 당분간은 매일 아이를 데려다주고 데리러 올 것이라는 학부모들이 많았다.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둔 박모(46)씨는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했다”며 “뉴스를 접한 후 많이 놀랐고 불안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앞서 홍은동 한 초등학교 주변에서 유괴 시도가 있었다는 것과 관련 경찰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을 때에도 “범인 잡기에 실패한 것 아니냐” 등의 의문을 제기하며 우려를 표했다.
경찰의 ‘뒷북 수사’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한 학부모는 “(범인들이) 잡혔으니 다행”이라면서도 “경찰이 처음에 헛소문이라고 했던 것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그렇게 가만히 있었다가 무슨 일이라도 터졌으면 어쩌려고 했느냐”고 비판했다.
앞서 서대문경찰서는 미성년자 유인 미수 혐의로 20대 남성 3명을 긴급체포하고 이 중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오후 3시 30분경부터 차를 타고 홍은동 한 초등학교와 인근 주차장 주변에서 초등학생들에게 접근해 “귀엽다.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유인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은 3차례나 이어졌다. 다행히 학생들이 현장을 벗어나 모두 미수에 그쳤다.
이틀 후인 30일 피해 초등학생 1명의 보호자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했으나 유괴 시도로 볼 만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다음 날인 1일 이 초등학교가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교 인근에서 유괴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2일 언론 보도로 이어지자 경찰은 “그런 사실이 없었다”고 반박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보도 이후 “우리 아이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추가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강력팀을 투입해 범행 차량 재추적에 나섰다. 이를 통해 실제 납치 미수 범행이 있었던 점을 확인하고 3일 용의자들을 홍은동과 경기도에서 순차 검거했다.
이날 서대문경찰서가 언론에 공개한 CCTV 모습을 보면, 홍은동의 한 공영주차장 인근에서 중형 SUV 차량이 차창을 내리더니 가방을 멘 초등학생에게 말을 걸었다. 겁에 질린 초등학생들은 도망쳤다. 운전석에는 대학생과 자영업자인 20대 남성 3명이 타고 있었다.
피해 초등학교는 2곳, 피해자는 남자 초등학생 4명으로 모두 저학년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전날 술을 마신 뒤 만나 짬뽕을 먹고 장난을 쳤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아이들이 놀라는 것에 대해 재미 삼아서 했다는 것이다.
한 피해자를 보고 “귀엽게 생겼다. 장난 한번 칠까”라고 말하면서 즉석에서 범행을 계획했고, 실제 차량에 태울 의도는 없었다는 게 피의자들의 주장이다.
일부 피의자는 전과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동종 전과는 없었지만, 구속영장을 신청할 때 전과도 참고했다”고 말했다. 성범죄 전과는 아니라고도 덧붙였다.
3명 중 한 명은 “잘못되면 중대 범죄가 될 수 있다”고 친구들을 제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는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차량과 휴대전화 3대를 압수수색했고 현재 포렌식을 진행하고 있다. 3명 모두 범행 당시 마약류 투약이나 음주 정황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범행을 입증할 만한 내용이 확인되진 않았다”면서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사회적 불안감 등을 중대하게 판단해 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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