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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 피자집 비극' 뒤엔 수수료 폭탄..."프랜차이즈 본사, 점주 몫 50%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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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 기자]



서울 관악구의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칼부림 사고의 원인으로 프랜차이즈 본사의 과도한 '비용 갑질'이 지목되며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다. 경찰이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의 갈등 가능성을 두고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외식업주들 사이에서는 이번 참극의 배경에 "프랜차이즈 본사의 지나친 수수료 요구 관행"이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5일 유통가에 따르면 이번 사건이 발생한 프랜차이즈 본사는 창업 점주들에게 주방 집기류 등을 포함해 5700만원 상당의 비용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점주 가족들은 "본사가 지정한 인테리어 업체를 통해 공사했는데 누수와 타일 파손 등 문제가 많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피자 프랜차이즈의 매출은 2022년 31억9800만 원에서 지난해 85억800만원으로 급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평균 창업 비용은 1억1300만원으로, 이 중 인테리어 비용이 45.6%를 차지한다. 본사가 지정한 업체를 이용해야 하며, 4~5년마다 리뉴얼이 의무화된 것이 특징이다. 이 경우 본사는 인테리어 공사비의 최소 50%에서 많게는 100%까지 점주에게 부담시키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주요 프랜차이즈들은 대부분 본사가 지정한 업체에 목돈을 지불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는 창업 시 인테리어, 간판, 주방용품 비용으로 5300만~5800만 원을 요구한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B사는 인테리어와 설비 비용으로 6000만원 이상을 받고 있는데, 이는 최초 가맹금 계약비의 6배가 넘는 금액이다. 실제 최근 국내 한 대형 제과 프랜차이즈를 운영해온 60대 A씨는 "과도한 인테리어 요구로 아예 양도양수도 포기하고, 폐점을 택했다"고 토로했다.

사실 창업 후에도 점주들의 비용 부담은 계속 가중되는 구조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유통 마진(차액가맹금)을 포함한 각종 수수료를 정기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한 프랜차이즈 C사는 가맹점에 식자재, 부자재 등 무려 30가지가 넘는 수수료 항목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로열티(월 매출의 6%), 광고 분담금(월 매출의 5%), 포스 사용료, E쿠폰 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는 수수료나 로열티를 제때 납부하지 못하는 점주에게 법정 최고 이자율인 연 20%를 물리고 있다. 인테리어 비용 2000만 원을 미납하면 연간 400만 원의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서울시가 프랜차이즈 가맹점 186곳의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맹점 영업 비용 중 본사 공급 재료비가 49.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본사 공급 재료비에는 최대 17%에 달하는 유통 마진(차액가맹금)이 붙어 점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본사 공급 재료비(매출의 40~45%)와 로열티(5~6%)만 합쳐도 매출의 50%에 육박하는 금액을 본사에 지불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리뉴얼 비용, 포스 사용료, 광고비 등을 더하면 본사가 매출의 60~70%를 가져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학계에서도 창업 인테리어 비용은 물론, 유통 마진이 부풀려진 재료비, 각종 장비 사용료, 로열티 등으로 인해 본사가 점주 매출의 50% 이상을 가져가는 현행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과도한 유통 마진과 일방적인 비용 강요가 점주들의 경영난을 심화시키는 현실"이라며 "일부 본사의 불공정 관행을 제재하는 수준을 넘어 본사와 가맹점 간의 근본적인 비용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17개 프랜차이즈를 상대로 2500여명의 가맹점주들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본사로부터 불공정 행위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가맹점주는 전체의 54.9%로, 전년 대비 16.1%나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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