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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최고 예우한 시진핑…대북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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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전쟁 승리’(전승절) 경축행사 리셉션 장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전쟁 승리’(전승절) 경축행사 리셉션 장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국빈급 의전을 제공하며 극진하게 대우해 양국 관계 개선을 도모했다. 이런 의전상의 상징적 제스처가 관계 개선에 이어 중국이 노리는 대북 영향력 회복이라는 결실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저녁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차담(차를 마시며 하는 대화)과 만찬을 곁들였다고 보도했다. 3일 열린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전쟁 승리’(전승절) 경축행사를 위해 방중한 국가 정상은 26명, 이 가운데 중국으로부터 회담과 별도 만찬이라는 국빈급 의전을 받은 정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둘 뿐이었다.



북-중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환담을 주고받으며 우호 관계를 드러냈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이날 회담 장면이 담긴 뉴스를 4분 넘게 내보냈다. 시 주석은 6년 전 평양 방문 당시를 회상하며 “가족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여기에 “6년 만에 중국을 방문하니 더 몰라보게 변모되고 발전된 것을 느꼈다”고 화답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일제히 북-중 정상회담을 비중 있게 전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1면 제호 아래 시진핑 주석과 김 위원장이 악수하는 사진과 함께 회담 내용을 보도했다.



전승절 열병식(군사 퍼레이드)에 참관하기 위해 오른 천안문(톈안먼) 성루(망루) 위에서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함께 시진핑 주석 양옆에 나란히 선 것 역시 ‘자리 배치의 외교’에 있어 최고 수준의 예우를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



때로는 푸틴 대통령보다 높은 수준의 환대를 받기도 했다. 2일 김 위원장이 베이징역에 도착하자 시진핑 주석의 비서 격인 서열 5위 차이치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왕이 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장관), 인융 베이징시 당서기 등이 나와 영접했다. 4일 저녁 김 위원장이 특별전용열차를 타고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떠날 때도 차이 서기와 왕 부장이 배웅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전승절 행사에 앞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참석을 위해 톈진공항에 내렸을 때 천민얼 톈진시 당서기가 중국 쪽 환영 인사로 나왔다.



중국이 이처럼 북한과의 관계 복원에 공을 들이는 것은 대북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보인다. 중국으로선 동아시아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북한과의 관계를 안정화해 변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 트럼프 집권 2기에 북핵 및 한반도 문제가 급부상할 때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또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러시아와 지난해 6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북러 조약)을 맺고 밀착하는 데 견제구 성격도 있다.



중국의 다른 노림수는 ‘책임 있는 강국’이라는 이미지의 발산이다. 시진핑 주석은 김 위원장을 고립된 권위주의 국가의 지도자에게 극진한 예우와 신뢰를 보여주며 다자 외교 무대로 이끌었다. 반서방 연대 세력의 일원으로 김 위원장의 외교적 위상을 높여준 셈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일 이슈브리프에서 중국이 이번 전승절에 김 위원장을 등장시켜 ‘책임 대국의 역할을 드러낼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봤다. 연구원은 중국이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국제사회 우려에 대해 북한을 국제무대로 끌어들여 긴장을 완화하는 역할을 보여주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짚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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